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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연기 

김종서가 있을 때는 그나마 시끌벅적하던 방 안이 김종서가 떠나니 일순 조용해졌다.

특히 종서가 말했던 부자가 도착했다고 하니 모두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문 밖으로 향했다.

“그 부자라는 사람이 대체 뭐 하는 사람이길래 콘서트홀을 짓는다는 거지? 우리를 속이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네.”

“설마. 여기 1인당 50만 원씩 하는 곳이야. 부자인 게 틀림없어.”

오나영은 그 말에 다시 한번 쿠션 뚜껑을 열어 거울을 보며 얼굴 상태를 확인하기 바빴다.

그리고 사람들이 한창 토론하던 그때, 은회색 양복 차림의 남자가 웬 여자를 데리고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던 사람들은 하윤의 얼굴을 보자 모두 얼어붙었다.

하지만 하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다 왔네요.”

이윽고 하윤은 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 사람은 WM 해운 회사 대표, 던이에요.”

분위기는 순간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특히 이성호를 고발했던 오나영과 채영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하윤은 두 사람의 표정을 눈에 넣고는 던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그때 하윤과 조금 친하게 지내던 선배 하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시윤아, 오랜만이네.”

“오랜만이네요. 제 남친이 콘서트홀을 지어준다고 하지 않았으면 아마 여기에 다시 오지 않았을 거예요.”

하윤은 애교 섞인 눈빛으로 던을 바라보며 눈치를 보냈다.

그제야 던은 이를 악문 채로 어렵사리 몇 글자 내뱉었다.

“자기가 좋으면 됐지 뭐.”

하윤은 입을 막은 채 웃으며 던의 말에 맞장구쳤다.

“제가 언제 기분 나빠 한 적 있었나요?”

그때 웬 선배가 하윤의 손에 있는 루비 반지를 보며 감탄했다.

“이렇게 큰 루비는 처음 보는데.”

“네? 이거요?”

하윤은 별거 아니라는 듯 손을 툭툭 털었다.

“전 별로 마음에 안 들어요, 무거워 죽겠어요.”

오나영을 포함한 몇 명은 하윤을 보는 순간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는데 이렇게 남한테 빌붙어서 고상한 척하는 하윤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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