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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던의 위로 

더 이상 연기할 필요가 없어진 던도 곧바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오나영 씨, 저는 모르는 사람과 술 안 마셔요. 잔 부딛히는 것도 싫어요.”

오나영은 던이 농담한다고 생각했는지 몸을 테이블에 슬쩍 기대며 눈을 깜빡거렸다.

“왜요?”

하지만 그때, 오나영의 엉덩이가 당장이라도 접시에 닿으려고 하자 던은 벌떡 일어섰다.

“그쪽 몸에 무슨 병균이 있는지 모르잖아요. 예를 들면 헬리코박터균, 대장균, B형 간염 같은 그런 병균 말입니다. 게다가 오나영 씨 현재 위생 습관으로 비추어 보면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오나영이 던에게 몸을 기대려고 할 때 룸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두 사람에게 향한 데다, 던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기에 둘의 대화를 똑똑히 들어버렸다. 심지어 일부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그런 모욕을 당하고 나니 오나영은 떠날 때까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고 표정이 일그러져 있었다.

심지어 차 문도 쾅 하고 닫아버리며 화를 표출했다.

하지만 화가 쉽게 풀리지 않았는지 얼른 핸드폰을 꺼내 게시물 하나를 올렸다.

[우리 자기님들, 오늘 밤 9시에 생방송에서 만나. 여러분과 대화하고 싶어.]

‘감히 날 건드려? 내가 오늘 너 아주 제대로 박살 내 줄게.’

……

그 시각 오나영이 복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걸 알 리 없는 하윤은 주림의 소식을 알아보려고 수소문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하윤의 시선을 피하며 주림과는 오랫동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만 대답했다.

그런 상대의 표정에서 자기가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다는 걸 판단한 하윤은 이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머리를 돌렸다.

“주림 선배도 같이 불러서 함께 모일까 했는데, 이렇게 신비로울 줄은 몰랐네요. 그렇다면 다음 기회에 모일 수밖에 없겠네요.”

하윤의 표정이 여느 때와 다름이 없자 상대도 이내 긴장을 풀고 따라 웃었다.

“그래. 앞으로 우리도 네 덕 좀 봐야 할 것 같은데.”

“별말씀을요.”

헤어질 때가 다가오자 하윤의 인사치레 미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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