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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잔인한 행위 

권하윤은 던의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우울하던 마음이 기적처럼 사라졌다.

다시 방으로 돌아온 하윤은 샤워를 하고 난 뒤에 책상에 엎드려 리스트를 다시 펼쳐 보더니 오나영과 채영의 사진에 붙어 있던 보라색 테이프를 떼어냈다.

두 사람은 매수당한 입장이니 진짜 범인일 리 없었으니까.

그러다가 이내 진은영의 이름이 있는 페이지를 펼쳐 이름 위에 물음표를 그렸다.

하윤은 그제야 이 리스트가 얼마나 편리한 지 알 것 같았다.

만약 이 리스트가 아니었다면 모든 단서들이 머리 속에서 뒤엉켜 갈피를 잡지 못했을 텐데 말이다.

이러고 보니 던도 어느 정도는 좋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하윤이 한창 생각에 잠겨 있는 그때. 핸드폰 알람음이 울렸다.

하윤은 두근 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얼른 핸드폰을 확인했다.

메시지가 아니라 생방송 알림이었다.

하윤이 낮에 오나영을 파헤치기 위해 오나영의 모든 계정을 팔로우 했기에 이렇게 생방송 알림이 뜬 거다.

오나영은 그때의 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 데다 분발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현재 200만 정도 되는 팬을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생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스크린 댓글 창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화면에 비친 오나영은 무척 다정했으며 웃는 얼굴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안녕, 아직도 안 자는 자기님들이 있었네? 나 오늘 기분 나쁜 일을 겪어서 옛날 일이 떠올랐어.”

오나영이 생방송에서 그때의 일을 언급한 게 이번 한번뿐이 아니다.

그 주제로 돈맛을 보고 난 뒤, 오나영은 거의 매번 방송을 켤 때마다 이성호에 관한 일을 얘기하여 사람들의 동정을 샀다.

그건 이번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들 내가 몇 년 전에 얼마나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었는지 알고 있을 거야. 사실 나는 막 대학에 입학해 이성호 교수님 제자가 되었을 때만 해도 내가 아주 운이 좋다고 생각했어. 그게 내 악몽의 시작일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이성호 교수님은 나를 자기 연습실에 불러 손을 내 어깨에 올려놓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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