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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지금 내 사람 빼앗으려는 거야?

민도준이 방에서 나왔을 때 민승현은 마침 방문 앞에 서 있었다.

하지만 고작 몇 분 사이에 그는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있었고 온몸에서 광기를 뿜어내며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를 가볍게 무시한 채 좋은 형처럼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가자, 내려가서 얘기해.”

거실.

민도준은 털털하게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꼰 채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민승현은 오히려 여유로운 그와는 달리 잔뜩 얼어붙은 채로 그의 앞에 서 있었다.

분명 그의 집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손님처럼 안지도 서지도 못한 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자기 집인 것처럼 자유롭게 행동하는 남자를 빤히 쳐다봤다.

그때 민도준이 건너편 소파를 향해 고개를 까딱거리며 입을 열었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앉아.”

“두 사람 언제부터야?”

민승현은 끝내 참지 못 하고 낮게 소리쳤다.

하지만 민도준은 귀찮은 듯 고개를 돌리며 거리를 조금 유지하더니 그를 힐끗 바라봤다.

“승현아, 너도 이젠 어린애가 아닌데 매사에 그렇게 감정조절 못하면 어쩌겠다는 거야? 할 말 있으면 해, 소리치지 말고.”

그런데 이미 이성을 잃은 민승현은 민도준에 대한 두려움도 어느새 던져버렸는지 높게 소리쳤다.

“둘이 진작부터 붙어먹었지? 그렇지?”

자기의 형과 약혼녀가 자기 몰래 뒤에서 붙어먹으며 한민혁을 내세워 그를 바보로 만든 것만 생각하면 그는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다.

하지만 잔뜩 흥분한 그와 달리 민도준은 여유롭게 담뱃재를 털어버리며 조금의 미안함도 없는 미소를 지었다.

“같은 식구끼리 붙어먹는다니, 듣기 좀 거북하네. 네가 바쁜 것 같아 내가 대신 제수씨 돌봐준 것뿐이야.”

그 말에 민승현은 피가 거꾸로 솟았고 가슴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라 당장이라도 까무러칠 것만 같았다.

“돌봐줬다고? 돌봐준다는 사람이 침대에까지 끌어들여? 형! 권하윤은 형 제수씨야. 내 약혼녀고 내 여자라고!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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