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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마음대로 해요

지금 이 순간 권하윤은 아까와는 달리 고분고분해졌고 목소리도 한껏 부드러워졌다.

“저 할 말이 있어요.”

민도준은 그녀의 재밌는 변화에 손의 힘을 빼며 그녀의 턱을 문질렀다.

“왜? 벌써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한 거야? 철 들었네.”

권하윤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도준 씨 말대로 도준 씨와 함께한 시간이 있는데 이런 것도 알지 못하면 바보죠.”

몇 초간 그녀를 바라보던 민도준은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며 침대에 걸터앉아 자기 다리를 가리켰다.

권하윤은 역시나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그 위에 앉더니 예전처럼 고개를 그의 어깨에 기댔다.

그의 눈높이에서 내려다보니 눈을 내리깐 권하윤의 얼굴이 보였고 그 아래로 내려가자 헐렁한 옷깃에 살짝 가려진 가는 목덜미와 등줄기를 타고 내려간 빨간 키스 마크가 눈에 들어왔다.

민도준은 키스 마크를 손으로 살살 긁으며 입을 열었다.

“말해 봐, 무슨 말이 하고 싶어?”

“저 권씨 가문을 갖고 싶어요.”

그녀의 말에 흥미를 느낀 민도준은 그녀의 목덜미를 손으로 받쳐 들며 빤히 바라봤다.

“하, 의외로 야심가였네.”

권씨 가문은 물론 민씨 가문보다는 한참 뒤떨어진 데다 명문가 중에서도 끝자락에 속한다지만 작은 가문은 아니다. 게다가 경서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친 유서 깊은 가문이기에 하루 아침에 흔들 수 있는 게 아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권하윤의 말을 들었다면 반드시 그녀가 미쳤다고 비웃을 게 뻔하다.

하지만 그녀 앞에 있는 사람은 민도준이다. 이 세상의 일은 그가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에 달렸지 할수 있는지 할 수 없는지를 따지는 건 오히려 그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

그가 아무리 권하윤을 비웃는다 해도 그건 할 수 없는 허황한 꿈을 꾸는 그녀를 비웃는 게 아니라 그저 그렇게 수고스럽게 그녀를 위해 권씨 가문을 빼앗는 게 가치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일 거다.

이 일은 작은 일이 아니기에 권하윤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이윽고 한 발 뒤로 물러나며 부탁했다.

“어렵다면 됐어요. 그저 도준 씨가 도와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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