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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잔인한 공연

어두운 조명 때문에 방 안에 있는 사람을 제대로 확인할 수도 없었고 바닥에 있는 안내 등이 없었다면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안내 등이 가리키는 어둠의 끝에는 두 개의 대문이 있었는데 그 문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희미한 불빛은 마치 한 쌍의 눈처럼 소리 없이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고객님.”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 권하윤은 한참을 확인하고 나서야 눈앞에 나타난 사람이 스틱스의 직원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혹시 누구를 찾으시죠?”

상대는 권하윤을 위아래로 훑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물음에 정신을 가다듬은 권하윤은 일부러 패악스러운 말투로 따져 물었다.

“내가 누구를 찾는지 당신이 뭔데 상관해? 비켜.”

그녀의 당당한 태도와 알 수 없는 신분 때문에 상대는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고객님, 안에서 하는 공연은 곧 끝날 예정이니 기다리셨다가 다음 공연을 보시는 게 어떠십니까?”

‘공연?’

권하윤의 마음속에는 일순 불안이 솟구쳐 올라 로건을 떼어놓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그때 그녀의 심부름을 했던 웨이터가 다가오더니 눈앞의 남자에게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매니저님, 이분은 60층 손님입니다.”

그의 말에 매니저의 태도는 곧바로 공손하게 변했다.

“죄송합니다. 공연을 보러 오신 거라면 저를 따라오세요.”

매니저는 대문 대신 옆에 있는 작은 문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그러면서 공연이 끝나가니 바로 자리로 안내해 주겠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앉아야 하는 중앙 홀과는 달리 그들이 들어간 곳은 고급스러운 방이었다.

매니저는 눈에 보이는 네 개의 방 중에서 비어있는 방으로 그들을 안내했는데 유리로 된 방은 안에서 밖을 내다볼 수는 있었지만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였다.

방안에는 편안한 소파와 예쁘게 썰려 있는 과일들이 있었는데 보기에는 이상한 점이 없었다.

권하윤은 사방이 검은 유리방 안에 들어와 주위를 둘러보더니 의아한 듯 매니저를 바라봤다.

“공연을 볼 수 있다면서요? 공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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