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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이름 빌려줬으니 하윤 씨를 내게 빌려줘

권하윤은 민도준이 말한 똑똑하다는 말이 칭찬으로 들리지 않았다.

때문에 잠깐 머리를 굴리던 끝에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도준 씨가 오지 않았다면 제가 위험한 일을 당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고마워요.”

평소의 화장기 없던 얼굴이 짙은 화장에 가려져 마치 화려한 가면을 쓴 듯 그녀의 모든 정서를 가려주었다.

민도준은 재밌는 듯 피식 웃으며 그녀의 가발을 손가락에 돌돌 감으며 빨간색 머리 때문에 더욱 하얗게 보이는 권하윤의 얼굴을 이리저리 훑어봤다.

“그런데 하윤 씨 빨간색이 잘 어울리네.”

갑자기 전환된 화제에 권하윤은 방심하지 않고 낮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민도준의 욕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고 있자니 하고 싶어졌어.”

“콜록콜록-”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앞쪽에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그 시각 장 형사는 자기의 예민한 청각을 탓하며 서둘러 라디오를 켰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뒤라 그런지 참고자 신분으로 민도준과 권하윤을 조사할 때 장 형사는 극도로 불편했다.

다행히 증인과 증거가 확실하고 더욱이 동영상까지 있는 터라 조 사장 일행은 곧바로 구속되었다.

그렇게 한바탕 실랑이를 벌인 끝에 경찰서에서 나왔을 때 날은 이미 저물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계단을 두 개쯤 내려갔을 때 민도준이 뒤따라오지 않는 걸 발견한 권하윤은 잠깐 멈춰서서 그를 돌아봤다.

“왜 그래요?”

민도준은 담배를 손에 든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풍경이 아름다워서 구경 좀 하느라고.”

‘풍경?’

권하윤은 의아한 듯 주위를 둘러봤지만 주위에는 그저 평범한 주택가뿐이었다.

이윽고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민도준이 마침 내려오며 한 손으로는 불에 타들어 가는 담배를 쥐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만지며 농담조로 말했다.

“하윤 씨 말이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덮쳐오는 입술에 권하윤은 잠시 멍해 있더니 반사적으로 민도준을 밀어냈다.

하지만 민도준은 힘을 쓰지 않은 터라 그녀의 손에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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