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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복잡한 재벌들의 세상

민도준이 자기들의 말을 안중에도 두지 않자 현장에 있던 조 사장의 똘마니들은 순간 울컥했다.

일촉즉발인 상황 속에서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때 다급한 발소리가 점점 그들에게 가까워지더니 경찰들이 나타나 사람들은 일순 얼어붙고 말았다.

“움직이지 마! 무기 버리고 손들어!”

그들이 아무리 법을 무시하며 산다고는 하지만 현행범으로 잡히는 건 골치 아픈 일이었기에 할 수 없이 총을 내려놓고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때 놈들의 총을 회수한 경찰이 주위를 매의 눈으로 훑어봤다.

“신고하신 분이 누구십니까?”

“저요.”

권하윤은 사람들 사이에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들어 올리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민도준이 올 줄 모르고 그저 퇴로를 만들어 두려고 신고한 거다. 조 사장이 단념하지 않고 60층에 올라갔다가 뒤따라올까 봐.

그렇게 되면 진짜 위험한 상황이 닥친다 해도 눈앞의 곤란은 해결할 수 있었다. 조 사장이 아무리 난다긴다해도 경찰 앞에서 그들을 죽이지는 못할 테니까.

그녀가 그렇게 승인하자 분노 섞인 눈빛들이 그녀를 당장 죽이기라도 할 듯 노려봤다.

하지만 권하윤은 그들 시선을 무시한 채 핸드폰을 꺼내며 미리 준비해 둔 말을 뱉어냈다.

“저 사람들이 저를 저를 협박해서 강제로 잠자리를 가지려고 했어요. 이것 보세요. 이게 증거예요.”

재생된 영상은 마침 조 사장네 똘마니들이 총을 들고 그들 앞을 막아서던 장면과 조 사장이 그녀의 목을 조르는 장면을 담고 있었다.

증인과 증거가 버젓이 드러나자 팀장으로 보이는 형사는 눈살을 찌푸리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연행해!”

그리고 조 사장과 그 똘마니들에게 수갑을 채운 뒤 골치 아픈 듯 민도준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민 사장님.”

그 시각 민도준은 이미 조 사장을 놓은 채로 손을 벌리며 좋은 시민의 모습을 연기했다.

“전 피해자입니다.”

자기를 피해자라고 말하는 민도준의 모습에 장 형사의 표정은 마치 똥이라도 씹은 표정이었다.

경성에서 민도준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하면 간첩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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