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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호가호위

방 안에서 조 사장은 권희연의 머리채를 홱 낚아챈 채 피로 얼룩진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삼각형 눈에는 변태적 쾌감이 흘러나왔다.

“하하하, 정조를 따지는 열녀 아니었나? 민도준의 침대에 기어 올라가지 못하고 끝내 내 손에 오고 말았네! 깨끗한 척 고귀한 척 하더니 꼴 좋네!”

힘껏 당겨진 머리 때문에 권희연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조 사장은 남자구실을 못 하게 된 뒤로부터 여자를 괴롭히는 낙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게다가 큰일을 계획하느라 권희연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마침 권미란이 다시 협력하자고 손을 내민 거다. 가문에서 하는 더러운 거래를 숨기기 위해선 뒷배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권씨 가문에서 민도준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자기와 민도준 사이에서 간을 보던 게 계속 마음에 걸렸던 조 사장은 권희연을 자기한테 주고 그가 어떻게 하든 그녀의 생사를 관계하지 않겠다는 권미란의 약속을 받아내고 나서야 손을 잡았다.

그 때문에 오늘 같은 일이 있을 수 있었던 거고.

지금껏 차지하고 싶었던 여자가 자기 앞에 엎드려 있는데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것에 화가 난 조 사장은 더욱 폭력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치욕스러움으로 생겨난 조급함과 분노를 당연하다는 듯 권희연에게 쏟아냈다.

그는 가뜩이나 찢어진 권희연의 옷을 갈기갈기 찢어놓고는 그녀의 뺨을 후려갈겼다.

“더러운 년! 굴려질 대로 굴려지고 나서야 내 앞에 나타나다니! 내가 거지인 줄 아나!”

“…….”

권희연은 입술을 깨문 채 자꾸만 고이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

조금만 참으면 어머니가 고생하지 않을 거고 동생이 시가에 무시당하지 않을 테니 괜찮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그렁그렁한 눈말울은 조 사장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대신 오히려 그의 변태적인 욕구를 자극했다.

그리고 뭔가 하려는 듯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병을 들고 권희연에게 다가랄 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조 사장님, 드릴 말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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