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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똑같은 사람

조사를 끝낸 비서는 자료를 들고 공태준을 찾아온 순간까지 마치 못 볼 거라도 본 듯 쉴 새 없이 눈을 비벼댔다.

그 표정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싶었다.

“가…… 가주님.”

그의 떨리는 부름 소리에 의자가 빙 돌더니 공태준의 시선이 비서가 쥐고 있는 자료에 멈췄다.

“이리 가져 와.”

“어, 네.”

잠시 뒤.

종이의 가장자리는 손끝에 눌려 구겨졌고 고개를 숙인 탓에 눈에 드러난 모든 감정이 모두 가려졌다.

그렇게 약 30초간 흘렀을 때 공태준의 목소리가 끝내 들려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비서도 아직 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했는지 더듬거리며 말을 꺼냈다.

“아마도 경성에 있는 권하윤 씨와 이시윤 씨가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이건 많이 닮은 게 아니라 아예 똑같은 수준이었다.

만약 옆에 권하윤이 어린 시절부터 겪은 기록을 표시하지 않았다면 공태준은 아마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이시윤과 다른 건 권하윤은 어릴 적부터 가문의 영향으로 재벌가의 교육을 받고 자랐다는 거다.

그리고 맨 마지막 페이지에는 권하윤과 민승현이 약혼했을 때 찍은 웨딩사진이 있었다. 외적으로 봤을 때 꽤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공태준은 믿기지 않는 듯 다시 한 장 한 장 확인하더니 입을 열었다.

“이 자료들 모두 사실이야?”

“저도 권씨 가문에서 이런 사람을 일부러 만들어 낸 건 아닌지 의심은 가지만 알아본 데 의하면 권하윤 씨는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랍니다. 오히려 어릴 때부터 경성에서 나고 자라 지금껏 대외적인 활동도 끊긴 적 없다고 합니다.”

한참을 설명하던 비서는 조심스럽게 말을 보탰다.

“아마 그저 우연의 일치일 겁니다.”

하지만 공태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다가 사진 한 장을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들었다.

“문태훈 불러 와.”

“아, 그렇네요. 문태훈 씨가 아름 아가씨와 함께 경성에 갔었으니 분명 권하윤 씨를 만난 적 있을 겁니다. 바로 불러오겠습니다.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급히 움직였다.

얼마 전 문태훈은 의식을 잃은 채 해원에 실려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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