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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꿈속에서 다른 남자를 부르다

비서는 공태준의 말에 깜짝 놀랐다.

어찌 됐든 문태훈은 그래도 가주 곁을 오랫동안 지키고 있던 사람이었기에 버린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아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가주님 뜻은…….”

“그래.”

비서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혹시 문태훈 씨를 의심하는 겁니까? 제가 다시 물어볼까요?”

“필요 없어.”

공태준의 말투는 무덤덤했다.

“눈 한쪽이 멀었으니 이젠 쓸모없어졌어.”

“네, 가주님.”

비서가 나가자 공태준은 자료를 다시 펼치며 사진 속 익숙한 얼굴을 손으로 살살 매만졌다.

그러던 그때 갑자기 손끝이 아려오더니 작은 상처 사이로 피가 송골송골 맺혔다.

얇고 부드럽기만 하던 종이가 살을 베어 가장 연약한 속살을 드러낸 거다.

그 순간 그의 귓가에는 잔뜩 겁을 먹은 듯한 당황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기억을 고스란히 접어둔 그는 엄지로 검지를 쓱 문질렀다. 일순 약한 통증이 점점 퍼져 가슴을 파고들었다.

-

블랙썬.

연약한 여인은 몸을 한껏 움츠린 채 휴게실 침대에 누워있었고 꼭 감은 두 눈 사이로 눈물이 계속 흘러 나와 붉은 뺨을 적셨다.

“제…… 제발요…… 은우 죽이지 마세요…….”

“…….”

“민혁 형님, 하윤 씨 왠지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까?”

로건은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 그와 마찬가지로 쪼그려 앉아 있는 한민혁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잇새로 흘러나오는 물음에 한민혁은 어이없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고맙네. 네가 말 안 했더라면 이상한 줄 몰랐겠어.”

“하하, 그렇죠?”

“…….”

한민혁은 로건의 말에 대꾸하기도 귀찮은 듯 고개를 돌려 권하윤을 바라봤다.

보아하니 열이 펄펄 끓는 것 같아 민도준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권하윤이 하필이면 잠꼬대마저 성은우의 이름을 불러대는 바람에 한민혁은 생각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만약 민도준이 이걸 들으면 또 발칵 뒤집힐 게 뻔했으니까.

하지만 계속 시간을 끄는 것도 방법이 아니기에 한도준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끝내 민도준에게 말하기로 결심했다.

이윽고 그는 심심한 듯 손장난을 치는 로건에게로 눈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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