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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너무 똑같아

로건은 아무런 경계도 없이 성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망치지 못하게 제대로 가뒀어요. 지금쯤 아마 전기구이가 다 됐을 거예요.”

“전기요?”

로건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권하윤은 그게 고문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람을 죽음에 이를 정도는 아니지만 죽기보다 못한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권하윤의 손톱은 손바닥을 파고들었고 입가에 걸려있던 미소는 점점 무너졌다.

일전에 민도준의 말을 듣고 성은우가 권하윤과 뭔가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한민혁은 권하윤의 표정 변화에 순간 가슴이 덜컹했다. 이윽고 마음속에서 민도준이 이번에 제대로 된 연적을 만났다는 경고등이 번쩍거렸다.

그는 눈알을 몇 번 굴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저기, 하윤 씨, 여기서 잠깐 기다려요. 제가 도준 형 불러올게요.”

부드러운 미소는 로건을 향할 때 인내심을 잃은 닦달로 바뀌었다.

“다 처먹었으면 얼른 일어나!”

하지만 로건은 조금 남은 도시락통을 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나 아직 배 안 부른데.”

한민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당장이라도 로건의 머리를 테이블에 처박고 싶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던 순간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민혁 형님, 여기 계시네요. 온종일 찾았습니다. 민 사장님이 형님 부르십니다.”

“왜?”

“사장님이 어디서 얻어왔는지 비싸 보이는 피아노 하나를 방으로 옮기겠다고 합나다. 그런데 우리가 뭘 알아야죠. 그러니 형님이 얼른 가보세요.”

한민혁은 똘마니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피아노?”

‘도준 형이 언제부터 음악적 재능이 있었지?’

“설마 형님이 피아노도 쳐?”

“어…….”

말을 전하러 온 남자는 권하윤의 눈치를 살피더니 말을 얼버무렸다.

“아마 고은지 씨가 쓰려는 것 같아요.”

공기 중에 순간 어색함이 감돌았다.

한민혁은 쓸데없는 물음을 물어본 자기의 뺨을 때리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때문에 로건을 혼낼 겨를도 없이 이내 방을 빠져나갔다.

“나가서 얘기해.”

권하윤은 솔직히 한민혁에게 그렇게 조심스럽게 행동할 필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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