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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도망칠 수 없다

특수 제작된 의자에 성은우는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었고 양팔은 각기 의자에 묶여 있었다.

게다가 다리를 따라 축 드리운 전깃줄까지 눈에 들어오자 권하윤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졌다.

다행히 어두운 불빛 때문에 로건은 그녀의 변화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여행객을 데리고 참관하는 가이드처럼 방안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설명해 줬다.

“하윤 씨, 이게 바로 기계 스위치에요. 누르면 전류가 1분간 흐를 거예요. 하지만 연속 누르면 안 돼요. 바로 콱 죽어버릴 수 있거든요.”

하윤 씨라는 세글자를 듣는 순간 수그리고 있던 성은우의 고개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손가락을 살짝 움직일 뿐 고개를 들지 않았다.

당연히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사인과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로건은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제가 한 번 보여줄게요.”

그가 빨간 버튼을 누르려고 하자 권하윤은 즉시 그를 막았다.

“잠깐만요!”

“네?”

로건은 의아한 듯 고개를 돌리며 약 2초간 멈칫하다가 뭔가 알아차린 듯 활짝 웃었다.

“직접 해보시려고요? 이리 와 봐요.”

“저…….”

권하윤은 당연히 누를 리 없었다. 어떤 핑계를 댈까 생각하고 있던 그때 힘 있는 손 하나가 그녀의 앞을 쑥 지나 버튼을 눌러버렸다.

잇따라 한껏 눌러 참은 신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성은우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아까의 짤막한 신음을 끝으로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았다.

순간 권하윤은 숨이 막히고 가슴이 조여와 쉽게 회복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의 등 뒤에서 민도준이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권하윤은 성은우를 걱정하면서도 갑자기 나타난 민도준에 겁을 먹어 한참 동안 입을 뻐금거리다가 끝내 그를 불렀다.

“도, 도준 씨, 저 점심을 배달하러 왔다가 도준 씨가 바쁘다고 해서…….”

찔리는 게 있는 듯 부연 설명을 보태다가 머뭇거리는 권하윤의 모습에 민도준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말을 대신 이어 나갔다.

“오, 그러다가 심심해서 구경하러 왔어?”

자기가 말하려던 말이 상대의 입에서 먼저 나오자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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