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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증명을 요구하다

민도준은 품에 안긴 권하윤을 대충 주물럭거리더니 나른하게 입을 열었다.

“가주님, 바쁘세요?”

“괜찮습니다.”

“아-”

민도준은 갈 곳을 잃은 듯 바삐 움직이는 권하윤의 얼굴을 꽉 잡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바쁘지 않다면 얘기 좀 합시다. 제 구역에 킬러를 보낸 건 대체 무슨 뜻이죠?”

그의 말에 권하윤은 흠칫했다.

성은우는 분명 그녀를 죽이러 왔는데 민도준이 왜 이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곧바로 민도준을 죽이러 왔다는 게 자기를 죽이러 왔다는 것보다 죄가 더 크다는 걸 깨달았다.

‘보아하니 공태준이 직접 설명하게 하려고 하는 거구나. 설마 공태준이 성은우를 보낸 목적을 의심하는 건가? 아니면 내가 공태준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민도준의 추궁에 전화 건너편은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공태준은 함정에 빠지지 않고 여전히 느릿느릿한 말투로 대답했다.

“제가 은우를 경성에 보낸 건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서였어요. 혹시 은우가 민 사장님 심기라도 거슬렀나요? 그랬다면 대신 사과드리죠. 하지만 민 사장님을 암살했다는 건 없는 일입니다.”

“그래요?”

민도준은 끝 음을 길게 끌면서 성은우를 바라봤다.

“가주님이 보낸 게 아니면 성은우의 단독 행동이라는 거네요? 부하 관리가 이렇게 소홀하다니 이 빚은 어떻게 갚을 예정이죠?”

“…….”

민도준의 말은 권하윤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그는 오히려 모든 책임을 공태준에게 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구역에서 사람이 잡혔고 이미 손에 목숨을 쥐고 있으니 그가 단언하면 반박할 사람이 없는 건 확실했다.

그때 전화 건너편에서 낮게 중얼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아름이 민 사장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민 사장도 알고 있잖습니까. 민 사장님과 권하윤 씨의 사이가 너무 깊은 걸 그 애가 불안해해서 제가 걱정을 덜어주려고 은우를 보냈습니다. 아름이가 민 사장에 대한 마음을 봐서라도 너무 책망하지 마세요.”

분명 상황을 솔직히 털어놓고 부탁하는 입장이었지만 남자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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