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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사랑하는 사람

권하윤은 입을 벌린 채로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말, 말하지 마요.’

민도준은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내며 입꼬리를 말아 올리더니 다정하게 그녀의 귓가에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계속할까?”

권하윤은 그가 말이라도 할까 봐 있는 힘껏 고개를 저었다. 심지어 양옆에 놓여 있던 긴 머리카락도 그녀의 동작을 따라 하늘거렸다.

그제야 민도준은 그에게 상이라도 주듯 머리를 만지며 대충 대답했다.

“성운우 킬러님이 말하길 예전에 다쳤을 때 여자 하나를 알게 됐는데 지금은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가주님도 모른다면 됐어요. 제가 시간 날 때 대신 찾아주면 되죠.”

말을 마친 민도준은 바로 전화를 끊고 막다를 골목에 몰린 이 새끼 여우를 제대로 혼쭐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때 공태준이 하필이면 다시 물어왔다.

“혹시 2년 전 하모니카를 줬던 그 사람인가요?”

하모니카라는 단어에 권하윤의 눈은 다시 당황함에 마구 흔들렸다.

그리고 마침 그녀의 허리를 이리저리 만지다가 호주머니 속에서 하모니카를 찾아낸 민도준은 눈을 접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전화 건너편에서 공태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사실 그때 그 일도 다 제 불찰이었어요. 2년 전 제가 운우를 경성에 보냈었는데 그때 사고가 있었거든요. 만약 은우가 실력이 없었더라면 중상을 입고 다시 돌아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죠. 만약 민 사장님이 은우 대신 그 여자분을 찾아준다면 기쁜 일이긴 하겠네요.”

“…….”

공태준의 말은 성은우가 다쳤었다는 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설명해 주었고 권하윤이 지니고 있던 하모니카는 그의 말에 결정적인 증거까지 제공해 주었다.

하지만 이건 성은우가 한 말이 모두 거짓인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2년 전 확실히 큰 부상을 당했었다. 하지만 그가 권하윤과 만난 건 경성이 아니라 공씨 저택이다.

게다가 하모니카도 그때 준 것이다.

어찌어찌해서 거짓말은 진실로 둔갑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 보니 권하윤은 이게 대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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