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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집에 데려다줄까?

권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민도준이 천천히 허리를 펴며 자기를 내려다보는 걸 바라봤다.

“아직도 집에 가고 싶어? 데려다줄까?”

농담 섞인 그의 말에 권하윤의 심장은 덜컹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이 들려오기 전에 민도준은 시계를 툭툭 치며 입을 열었다.

“내가 지금 블랙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그 자식이 나한테 총 겨눈 일만으로도 로건이 그 자식 죽이고도 남을 거야. 내가 돌아가면 며칠 데리고 놀 수는 있고.”

이윽고 그는 시선을 권하윤에게로 돌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돌아갈까? 말까?”

바로 죽이거나 괴롭혀 죽이는 것 중에 선택하라는 뜻이었다.

그의 물음에 권하윤은 마치 반으로 쪼개져 저울 위에 올려진 느낌이었다.

한참을 침묵하던 그녀는 끝내 조금이라도 더 살아 있게 하는 것을 선택했다.

적어도 살아 있으면 희망이라도 있을 테니까.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 고통이 전해지자 권하윤은 애써 침착을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도준 씨가 바쁘다는데 제가 어떻게 붙잡고 있겠어요? 아니면 저도 같이 블랙썬으로 가는 게 어때요?”

“오늘 왜 이렇게 치댈까?”

민도준은 손가락으로 권하윤의 이마를 쿡쿡 찔렀다.

그의 말에서 동의하는지 아닌지 뜻을 알아내지 못하자 권하윤은 그의 옷깃을 잡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도준 씨랑 헤어지기 싫어서 그러죠.”

민도준은 자기의 옷깃을 꼭 잡고 있는 권하윤의 손을 보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별장에서 기다려. 일 끝내고 바로 보러 갈게.”

이건 권하윤이 원하는 게 아니다. 그녀는 당장 블랙썬으로 가 성은우의 안위를 확인하고 싶었지 별장에서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녀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는지 의미심장하게 그를 훑어보더니 몸을 돌려 떠나버렸다.

그리고 한순간 권하윤은 장소를 빌려준 값을 손에 받아 든 사장님과 함께 그곳에 남아 서로를 멀뚱멀뚱 바라봤다.

-

백화점을 떠난 권하윤은 차에서 안절부절못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성은우가 고문이라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파고들었다.

‘설마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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