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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마음이 간지럽다

권하윤은 점점 멀어져 가는 민도준이 떠나는 뒷모습에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그녀는 사실 민도준에게 잘 보여 그가 오늘 하루만 자기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행동을 한 거였는데 그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줄이야.

하지만 그녀가 한참을 생각하고 있을 때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 그녀를 미는 바람에 몸이 휘청거렸다.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리자 민승현이 눈을 보릅뜬 채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거기 서서 뭐 해? 쪽팔리지도 않아?”

권하윤은 치맛자락을 털며 허리를 세웠다.

“약혼녀가 여기에서 아주 대자로 넘어지는 게 네 체면이 선다면 더 힘껏 밀지 그래?”

“너!”

목소리를 조절하지 못해 주위의 이목을 끌게 되자 그는 할 수 없이 입을 다물었고 의심의 눈초리를 받자 권하윤은 이내 그의 팔짱을 끼면서 밖으로 나갔다.

안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든 밖에서는 잘 지내는 척 연기해야 했다.

하지만 팔짱을 낀 권하윤 때문에 민승현은 오히려 불편했다. 그의 각도에서 고개를 숙여 보자 마침 권하윤의 목덜미가 보였고 희고 가는 목덜미 위에 부드러운 머리카락 몇 가닥이 붙어 있어 그녀의 여성미를 더해주었다.

하지만 권하윤이 다른 놈과 붙어먹었다는 생각을 하자 순간 가슴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에 그는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낮게 경고했다.

“너 요즘 또 그 자식과 붙어먹었지? 내가 말해두는데, 너 만약 또다시 그 자식과 붙어먹으면 나 너랑 바로 파혼이야!”

“걱정 마, 나 절대 한민혁 씨랑 붙어먹는 일 없을 테니까.”

‘네 둘째 형하고 붙어먹으면 모를까.’

너무 진정성 있는 태도와 말투에 민승현은 그녀가 이미 충분히 반성했다고 생각했는지 몇 마디 더 경고한 뒤에 입을 다물었다.

본채 거실.

제사를 지르는 동안 생일상은 이미 준비되었으며 요리들은 저마다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띠고 있었다.

식구들 대부분이 모두 자리에 앉고 나서야 민상철이 천천히 등장했고 그 뒤는 민도준이 건들거리며 뒤따랐다.

방금 제사가 끝난 뒤 민상철은 민도준을 서재에 불러들여 대화를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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