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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누구랑 문자 해?

민도준은 그의 말에 활짝 웃으며 의자에 기댔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전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그의 말에 민상철은 분노가 치밀어 버럭 소리쳤다.

“저 고얀 놈! 저!”

“할아버지.”

분위기가 또다시 경직되자 이번에도 민시영이 분위기를 풀었다.

“오늘 할아버지 생신인데 화내지 마세요.”

“그래요, 할아버지.”

민재혁이 활짝 웃으며 끼어들었다.

“저한테 좋은 소식 있어요.”

민상철도 민도준을 진짜로 쫓아낼 생각이 없었기에 이내 화를 가라앉히며 되물었다.

“무슨 소식이냐?”

“둘째 숙부와 숙모의 시신에 관한 소식이에요.”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민도준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민도준의 부모님은 해외에서 일어난 폭동으로 돌아가셔 지금껏 시신도 찾지 못했었다.

민씨 가문에서도 여러 번 소식을 알아봤지만 지금껏 시신을 찾지 못해 그저 빈 묘비만 세워두고 있다.

“제가 오래전부터 사람을 시켜 조사해 보게 했거든요. 들리는데 의하면 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식구로 착각해서 묘지에 묻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얼마 지나지 않으면 유골이 국내로 운송될 거예요.”

민재혁은 민도준을 향해 온화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마치 독사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운송 과정에 별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지금껏 아들과 며느리를 여의고 시신도 찾지 못한 민상철은 줄곧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들이 겨우 조국의 땅에서 편히 잠들 수 있다는 소식에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었다.

“도준아, 얼른 형님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하.”

하지만 민도준의 잇새에서는 그저 조롱 섞인 나지막한 웃음만 튀어나왔다.

“참 고생했네. 죽은 사람들한테 에너지를 쏟아붓느라.”

그의 말에 민상철은 눈살을 찌푸렸다.

“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네 부모님이잖느냐!”

“그렇죠. 제 부모님이죠. 그런데 할아버지의 아들과 며느리이기도 하잖아요.”

민도준은 눈 밑에 드리운 비아냥거림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 일이 아니면, 두 분 그렇게 빨리 돌아가시지도 않았을 거예요.”

“…….”

그 말을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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