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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9화 슬픈 멜로디(17)

은지가 다가가려고 하는데, 준호가 은지의 손목을 잡고 욕조 쪽으로 밀어붙였다. 은지는 준호와 욕조 사이에 껴서 꼼짝할 수 없었다. 준호는 은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아니야, 너무 뜨거워서 잘 못 잡았어.”

‘뜨거워서 못 쥐고 있겠으면 땅에 버려야지, 내 팔등에 쏟으면 어떡하자는 거야? 그걸 누가 믿어!’

“너 진짜...! 아, 아파.”

은지가 준호가 덴 곳을 잡아 준호가 비명을 지르자 그제야 손을 뗐다.

“미안.”

은지는 약을 상처에 발라주었다. 준호의 팔은 이미 물집이 생긴 상태였고 대면적으로 빨개져 있었다.

이때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아주 가까웠고 은지의 체향이 감돌았다.

염옥란은 그 당시 해원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였는데, 은지가 염옥란과 닮았기에 아주 아름다웠다.

생김새뿐만 아니라 은지가 풍기는 아우라가 사람의 이목을 끄는 힘이 있었다.

지금 은지가 몸을 숙여서 준호를 위해 약을 발라주고 있는데, 준호는 마음이 녹는 것 같았다.

준호는 차갑게 웃었다.

“너 이렇게 병 주고 약 주면서 우리 아버지 꼬신 거야?”

은지는 약을 다 바르고 고개를 들어 준호를 바라보았다.

“너희 아버지 너처럼 이렇게 유치하지 않아, 병 안 줘도 돼.”

남자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유치하다고 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특히 준호처럼 남자다운 남자는 더 하다.

준호는 화가 나 은지를 등 뒤쪽의 거울에 눌러버렸다.

“고은지, 너 언제까지 이렇게 나올 거야?”

은지의 상체가 뒤로 기울며 하체가 준호와 더욱 가까워졌다. 그녀는 가볍게 웃었다.

“도련님은? 네 아버지 여자도 탐내는 너는?”

은지가 비웃자, 준호는 은지가 손에 들고 있던 약을 쳐버리고 강제로 하려고 했다.

요란한 소리에 준호와 은지가 또 싸움이 난 줄 알고 집사는 걱정이 되어 발을 동동 굴렀다.

...

아침에 서로 기분이 좋지 않게 식사를 마쳤고 두 사람이 화장실에서 싸웠다는 말을 들은 곽도원은 은지를 서재로 불렀다.

은지가 서재에 갔을 때, 곽도원은 서류를 보고 있었는데, 고개도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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