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81화 슬픈 멜로디(19)

은지는 반항하지 않고 탁자 위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음 주면, 결혼식 하지 않나요?”

“맞아.”

곽도원은 은지의 어깨를 감쌌던 손을 천천히 내려놓으려고 하는데, 가슴팍에 단 브로치에 맞혔다. 그러자 곽도원은 다른 쪽 손으로 그녀의 턱을 들며 익숙한 그 얼굴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서 우리 이젠 정말 부부가 되는 거야.”

사실 은지의 눈이 너무 차가워서 염옥란과 너무 비슷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사람을 계속 밀어내는 느낌이 오히려 더 끌리게 했다.

그러나 전과 다른 것은 은지는 곽도원의 손안에 있다.

은지는 곽도원의 눈을 바라보며 그 타오르는 눈빛이 무엇을 설명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은지는 이성희를 따라서 어릴 적부터 다녔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성희한테 누군가 이런 표정을 지으면 그는 은지에게 용돈을 주면서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라고 주고, 문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사람이 나오기 전까지 구두를 반짝반짝하게 닦아 놓고 웃고 있는 것을 그 사람이 보고 좋은 말을 들으면 팁을 더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하면 은지는 그 돈으로 이성희에게 아침을 사줄 수 있었다.

어느 날, 은지가 또 다른 사람의 구두를 닦아주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바지를 입으면서 걸어 나와 은지의 손을 잡아당겼었다. 익숙하고도 익숙하지 않은 눈빛으로 말이다.

그 뒤에 그 남자가 은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날 이성희가 나와서 은지의 뺨을 때렸던 기억이 있었다. 이성희는 은지에게 어린 나이에 벌써 남자를 꼬시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게 비위가 상한다고 했었다.

그 뒤로 은지가 누구랑 말하던, 누구랑 웃던 이성희는 항상 그녀의 뺨을 때렸다.

그렇게 천천히 은지는 말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듯 차가운 사람으로 변해 버렸다.

만약 이성희가 지금 은지가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알았다면 미쳐서 환장했을 것이 분명했다.

다행히 이성희는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

“싫어?”

곽도원이 아무 표정이 없는 은지를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

은지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