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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9화 슬픈 멜로디(27)

은지는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넌 네 어머니를 대신해서 날 지켜보는 거야, 아니면 네 아버지를 질투하는 거야? 도련님, 설마 날 좋아하게 된 거야?”

준호는 은지의 질문에 깜짝 놀랐다가 부끄러운 듯 화를 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처럼 이렇게 차가운 여자를 누가 좋아하겠어!”

은지의 질문에 당황해서 화를 냈을 수도 있고 자신이 절대 은지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준호는 말을 마치고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은지는 이리저리 움직이는 문을 보며 준호가 앞으로 몇 번 더 오면 문이 박살 날 것 같다고 생각했다.

...

다행히 준호가 바빠져서 은지를 찾으러 오지 않았다. 그러나 은지가 곽도원과 같이 있을 때는 매번 어디서 나타나는지 곽도원에게 일에 관해 물었다.

준호가 성격이 좀 안 좋지만, 어릴 때부터 곽도원 곁에서 보고 배운 것이 있고 요 몇년 사이에 나가서 단련을 받았기에 가업을 계승하기 너무 어렵지는 않았다.

두 달 사이에 곽씨 집안 모든 사람들이 준호가 어떻게 진중한 사람이 됐고 어떤 일을 해냈으며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되었다.

곽도원도 시름 놓고 준호에게 일을 맡겼고 그사이에 나가서 술을 마시는 일이 많아졌다.

부자가 바빠지자, 은지는 자연스럽게 여유로워졌다.

가끔 도우미가 밖에 나가서 산책하라고 해서 정원에 나가서 걷기도 했다. 이날 은지는 신옥영의 정원에 가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준호가 정원의 관리를 책임졌지만, 그가 꽃을 키우는 방식이 돼지를 키우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가장 기본적인 영양제를 주고 비료를 주며 물을 주었다.

전에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었던 정원이 현재는 영양이 과한 돼지우리 같았다. 꽃들이 너무 무성해서 울타리 밖으로 밀려 나올 지경이었다.

이렇게 계속 자라다가는 꽃들이 다 죽어버릴 것 같았다.

은지는 남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기에 가려고 하는데, 이때 희진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옥영 사모님께서 계실 때는 이 정원을 정말 아끼셨는데, 제가 여기에 있은 시간이 너무 짧아 옥영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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