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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8화 슬픈 멜로디(26)

은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준호는 은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너 때문에 이렇게 몸이 상했는데, 날 위해서 약도 안 바꿔줘? 고은지, 너 아무리 차가워도 이 정도는 해 줘야지!”

그러나 은지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준호는 내밀었던 팔을 거둬들이고 은지가 오후에 앉았던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나 약 안 교체해 주면 안 갈 거야. 내일에 아버지가 나 못 찾아서 네 방까지 오면 아들이 새엄마랑 이러고 있는 걸 보고도 너랑 결혼할지 볼래?”

준호가 은지랑 끝까지 해보려고 하는 것 같아 은지는 유치하다는 듯이 준호를 바라봤다.

결국 은지는 준호의 약을 교체해 주었다.

아직 젊기에 준호의 상처는 벌써 아물기 시작했다.

준호가 평소에 부대에서 훈련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등 근육이 아주 발달했다. 은지는 신음을 애써 참고 있는 준호를 발견하고 비웃었다. 소독할 때 준호는 이를 악물었고 구릿빛 근육도 같이 움직였다.

은지는 준호의 목과 등에 땀이 흥건한 것을 보았다. 불빛 아래에서 그 근육이 더 섹시해 보였다.

은지는 처음처럼 준호에기 다가가 굳어있는 등에 입김을 불었다.

따듯한 바람과 부드러운 손길에 준호는 참지 못하고 은지의 머리를 잡고 입맞춤했다.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고 하는 입맞춤에는 강렬함과 탐색이 동반되어 있었다.

준호는 눈을 감지 않았고 은지도 마찬가지였다.

은지가 낮에 했던 말이 떠오른 준호는 화가 난 듯 손으로 그녀의 눈을 막았다.

“전에는 너 괴롭히려고 그런 거라서 실력을 못 보여준 거야! 못 믿겠으면 다시 봐봐!”

준호는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싶어서, 그리고 말 못 할 감정 때문에 이 차가운 은지를 기쁘게 하고 싶었다. 자신의 따듯한 몸으로 은지의 차가운 몸을 따듯하게 만들고 싶어 했다.

이런 상황은 준호도 그렇고 은지도 적응이 안 되었다.

은지는 준호가 예전처럼 대해 줬으면 했고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다.

두 사람은 욕망의 바다에서 서로 탐색했다. 준호는 은지를 삼키고 싶었고 은지는 준호를 손에 넣고 싶었다.

파도가 첨벙대는 바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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