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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7화 슬픈 멜로디(35)

준호의 말에 대답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고 불을 끄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준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자, 은지가 침대에 누워 자려고 하는 것이다.

준호는 화가 나 폐가 터질 것 같았다. 반응도 하기 전에 그는 침대 쪽으로 달려가 은지의 팔을 잡았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듯 준호는 주먹을 꽉 쥐더니 침대맡을 세게 쳤다.

“고은지! 넌 감정이 없어?”

“감정?”

불을 켜지 않은 방에는 달빛만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은지는 원래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었지만 이런 몽롱한 빛 아래에서 보니 더 아름다웠다. 그러나 이때 아름다운 외모와 정반대인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녀의 딸이 무슨 감정이 있겠어?”

비꼬는 듯한 말투는 차가운 물이 되어 준호에게 끼얹어졌다.

그 말은 준호의 화를 가라앉게 만든 동시에 그에게 상처가 되었다.

준호는 전에 봤던 자료에 쓰인 어릴 적 상처를 떠올렸다.

준호는 자신이 현재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분명 은지가 너무 미운데, 또 안아주고 싶었다.

은지는 침대에 앉아 준호를 바라보았다.

“난 태어날 때부터 진흙탕이었어. 진흙탕 속에서 자랐는데, 무슨 감정이 있겠어. 내가 네 새엄마가 아니어도 우린 안 어울려.”

뒤에 채 하지 못한 말은 준호의 입맞춤에 가려졌다. 준호는 은지의 머리를 감싸며 입맞춤했다.

처음에는 그저 은지의 입을 막으려고 했는데, 준호가 2개월 동안 참았기 때문에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준호가 아무리 은지에게 다가가도 말 못 할 거리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진지한 사랑을 나눌 때만이 준호는 은지의 존재가 실감이 났다.

준호의 손은 은지의 머리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갔고 은지는 거절도, 응하지도 않았다.

준호가 참지 못하고 은지의 옷 안에 손을 넣으려고 하는데, 밖에서 희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국장님, 오셨어요!”

이때 방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깨져버렸다.

문 앞에서 곽도원은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

“은지는?”

희진은 안으로 들여다보며 침을 삼키고 대답했다.

“사모님 주무십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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