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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4화 슬픈 멜로디(42)

두 사람은 손님들을 피해 뒤 정원으로 나갔다.

신옥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은지 씨, 아마 다 들었을 텐데, 준호, 제 아이 아니에요.”

“들었어요.”

은지는 신옥영을 바라보았다. 신옥영은 거의 50살이 되는데, 자애로운 얼굴을 갖고 있어 보는 사람이 호감을 느끼게 했다.

은지가 신옥영을 바라볼 때, 신옥영도 은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은지 씨, 이 일 준호는 모르니까 비밀로 해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말씀하시면 안 돼요.”

은지는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곽도원이 사모님을 이렇게 대하는데, 복수하실 생각 없으셨어요?”

“첫 몇 년은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신옥영은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후에 준호가 커가니까 그런 생각이 없어지더라고요.”

준호의 얘기가 나오자, 신옥영의 표정이 더욱 인자해졌다.

“은지 씨는 못 보아냈을텐데, 준호는 사실 말 잘 듣는 아이예요. 제가 유산해서 몸이 안 좋을 때, 준호가 네, 다섯 살이었어요. 겨울이면 몰래 제 방에 와서 침대를 따듯하게 만들어준 뒤에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었죠.”

“후에 학교에 들어간 뒤, 저는 준호가 항상 최선만 다 하면 된다고 했어요. 근데 애가 성격이 도원 씨처럼 승부욕이 강해서 뭘 하던 가장 잘하고 싶어 했죠. 공부든 운동이든, 무슨 시합에만 나가면 꼭 상을 받아 왔어요.”

“후에 알았어요. 준호는 제가 다른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하려고 자신이 훌륭해지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 집안을 떠올릴 때 염옥란이 아닌 절 떠올리게 하려고요.”

신옥영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정원에서 기다리고 있는 준호를 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준호는 겉으로 보기에는 좀 강해 보여도 사실 되게 섬세하고 약한 아이예요. 그래서 다른 사람한테 쉽게 상처를 주고 상처도 쉽게 받고요.”

은지의 시선이 흔들렸다.

“저한테 이런 말씀을 왜?”

“은지 씨, 저 한평생을 바쳐서 준호를 키웠어요. 전 준호가 다른 사람들에게 축복을 받으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면 좋겠어요. 도원 씨랑 저처럼 이렇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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