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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7화 슬픈 멜로디(45)

곽도원이 뭐라고 하는지 듣기도 전에 준호는 무의식적으로 은지를 품에 안고 머리를 가슴팍에 품어 버렸다.

은지는 이렇게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준호의 힘을 못 이겨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침대에서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지 마.”

두 사람은 정지 화면처럼 몇 초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곽도원이 또 한마디 했다.

“옥영아.”

곽도원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고통스러운 듯 신옥영을 부르고 있었다.

곽도원이 꿈을 꾸면서 한 말이라는 것을 알고 준호는 한시름 놓았다.

‘근데 아버지 지금 우리 엄마 이름 부른 건가?’

‘전에 아버지 꿈에서 염옥란만 불렀는데, 오늘은 왜 우리 엄마를 찾지?’

은지는 준호의 팔을 툭툭 치며 놓아 달라고 했다.

준호는 은지를 놓아주고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곽도원은 눈썹을 찌푸리고 여전히 꿈을 꾸고 있었다.

“옥영아, 이게 우리 아이야, 돌려줄게.”

준호는 이 말이 되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 돌려준다고 하지?’

곽도원은 무슨 악몽을 꾸는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괜찮아, 못 낳아도 괜찮아.”

준호가 무슨 말인지 더 들어보려고 하는데, 손이 차가워져서 돌아보려고 하는데, 은지가 준호와 입을 맞추었다.

은지가 오랜만에 적극적으로 다가오자, 준호의 주의력이 돌려지더니 생각도 하지 않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귓가에는 은지의 숨소리로 가득 차 곽도원이 중얼거리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내가 그 아이 가져와서 너 줄게.”

“옥영아, 날 탓하지 마.”

한쪽에서는 두 사람이 둘만의 세상에 빠졌고 다른 쪽에서는 곽도원이 꿈에서 슬퍼하고 있었다.

술 때문에 곽도원의 숨소리가 아주 컸지만 준호와 은지의 가쁜 숨소리를 감출 수 없었다.

모든 일은 다 조용히 이루어졌지만 아주 강렬했다.

해가 저물었는데, 준호는 계속해서 은지에게 뽀뽀하려고 했다.

은지는 그런 준호를 피하고 등 돌아서 옷을 정리했다.

“너 이젠 가야지.”

차가운 은지의 얼굴을 보니 끓어올랐던 준호의 마음에 물이 끼얹어진 것 같았다.

준호는 은지의 손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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