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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6화 슬픈 멜로디(44)

곽도원의 안방을 새로 꾸며 신혼부부의 방으로 만들었다. 저택에서 가장 큰 방으로서 가장 고급스러운 방이기도 했다.

벽에 걸려 있는 그림들은 모두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고 장식품으로 놓은 것들도 모두 가격대가 있는 골동품이었다. 이때 해가 서서히 저물면서 노을이 졌다.

술에 취한 사람은 몸을 가누지 못한다. 준호가 많이 지탱하고 있어도 은지는 힘들어했다.

곽도원을 침대에 눕히고 나자, 준호는 마치 엄청난 고통을 견뎌온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은지는 곽도원의 신발을 벗겨주려고 하는데, 준호가 그녀의 손을 쳐냈다.

준호는 은지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끼고 콧방귀를 꼈다.

“너 이럴 필요 없어.”

준호는 간단하고 확실하게 곽도원의 신발을 확 베껴서 땅에 팽개쳤다.

이렇게 해도 곽도원은 여전히 술에 취해 의식이 없었다.

곽도원은 지위가 높아 평소에 사업 때문에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일이 많았는데, 준호는 곽도원이 이렇게 취한 모습은 처음 본다.

‘이 여자랑 결혼했다고 기뻐서?’

준호는 곽도원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은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나 은지는 준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준호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넌 나랑 할 말 없어?”

은지가 되물었다.

“뭘?”

‘그러네, 무슨 말 하지?’

준호는 방을 한번 훑어보더니 땅에 던져진 신발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너 도와서 신발 벗겨줬잖아.”

“응, 도련님 정말 효자네.”

“너!”

“도련님.”

은지는 이불을 정리하며 준호를 바라보았다.

“여기는 나랑 네 아버지 신혼 방이니까 그만 나가봐.”

‘신혼 방’이라는 말을 듣자, 준호는 그제야 방안의 모든 물건이 신혼부부에게 맞춰서 놓인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물건이 다 준호에게 오늘은 곽도원과 은지의 신혼 첫날밤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했다.

‘곽도원이 일어나면 고은지랑...’

준호는 화가 나 눈이 아팠다.

그는 그 물건들을 보면 볼수록 화가 났다.

은지는 준호의 호흡이 점차 거칠어지는 것을 보고 빨간색 이불을 보았다.

‘빨간색만 보면 화내는 걸 보니 소인가?’

“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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