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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5화 슬픈 멜로디(53)

은지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준호가 불만을 토로했다.

“어디 갔다 왔어!”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도시락을 놓으며 말했다.

“저녁밥 사러 갔다 왔어.”

곽도원이 있는 병실은 최고급 병실이었기에 안에는 병실이 있고 밖에는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은지가 사 온 밥을 탁자에 놓자, 준호가 다가와서 탁자 앞에 앉아 밥을 먹으며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

“밥 사러 갔으면 간다고 말해야 할 거 아니야? 왜 사람 걱정하게 하는데?”

“아, 이 말 널 걱정했다는 뜻이 아니고, 아버지 보러온 사람들한테 붙잡힐까 봐, 아버지 상황 잘못 얘기할까 봐 그런 거야.”

준호가 한참 말했는데, 은지가 대꾸하지 않았다.

“왜 아무 말이 없어?”

은지는 입속의 음식을 삼키고 대답했다.

“곽씨 집안 다른 사람들 상황은 어떤데?”

은지가 이 말을 꺼내자, 준호는 입맛이 떨어져 소파에 기대어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뭐 어떻긴, 전에는 아버지가 누르고 있으니까, 아무것도 못 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냄새를 맡고 우로 기어오르려고 하잖아? 혹시 정말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면 곽씨 집안 세력이 완전히 바뀔 거 같아.”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되면 친척들이 그 자리를 뺏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특히 곽도원처럼 지위가 높은 사람의 자리를 뺏기 위해 친척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 뻔했다.

곽씨 집안이 무너지는 것은 둘째 치고 아랫사람들이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다른 쪽으로 넘어가려고 한다면, 잘못 처리하면 곽씨 집안이 권력의 희생양이 된다. 심지어 말도 안 되는 죄명을 뒤집어쓰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길을 깔아주는 것이 된다.

곽도원이 자리에 있을 때, 준호는 계속 곽도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이렇게 갑자기 곽도원이 쓰러지자,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준호가 아무리 사업에 욕심이 있어도 25살인데, 이렇게 큰 부담을 주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준호는 불안한 듯 소파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모든 게 다 너무 갑자기 일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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