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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3화 슬픈 멜로디(41)

곽도원의 기억은 신옥영의 평온한 말투에 따라 되살아났고, 그녀가 이 말을 할 때 너무 차가워서 마치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누가 들어도 신옥영이 느꼈던 비통한 감정은 느낄 수 있었다.

곽도원의 시선이 흔들렸다.

사실 그때 곽도원은 진심으로 신옥영과 다시 잘해보고 싶었다.

그때 곽도원은 자신의 모든 여유 시간으로 신옥영의 마음을 다시 돌리려 했었다. 심지어 부하한테서 아이를 잃은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 수 있는지 배우기까지 했다.

곽도원은 신옥영이 착하고 아이도 키우고 있으니, 자신을 언젠가는 용서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렇게 착하고 자애로운 신옥영이 곽도원에게 두 번 다시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신옥영은 곽도원과 화를 내지도 투정을 부리지도 않고 그저 가장 예의를 지키는 방식으로 두 사람 사이에 큰 벽을 세웠다. 곽도원이 아무리 다가가도 다시는 원래의 거리로 돌아갈 수 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준호의 첫돌 생일에 곽도원이 신옥영의 손을 잡으려고 했는데, 그녀가 피해서 곽도원이 이런 생각을 했었다.

‘옥영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시간이 많이 지나면, 생각 정리도 잘될 거야.’

그러나 그렇게 30년이 지났고 한 가정이 단란히 모이는 것을 기다리지도 못하고 이혼을 맞이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준호까지 집을 떠나려고 한다.

‘근데 뭐 어때? 옥영이 없어도 은지가 있잖아. 준호가 없으면 다른 아이 가지면 되지.’

이 세상에서 반드시 누구랑 함께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곽도원은 자신의 감정을 억지로 눌렀다.

“내가 너한테 미안한 건 사실이야, 그래서 내가 미안한 만큼 너한테 보상해 줄게. 그러나 준호는 이미 글렀어, 갠 우리 집안을 계승할 사람이 못 돼.”

이 말을 들은 신옥영이 웃었다.

“그 말은 지금 제가 당신의 아들을 잘못 키웠다는 말씀이세요?”

‘당신의 아들.’

이 말이 곽도원이 할 말을 잃게 했다. 그는 더 이상 준호를 나무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 신옥영이 키운 아들은 그녀의 아들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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