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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5화 슬픈 멜로디(23)

은지는 대답하지 않고 준호에게 물을 떠다 주면서 의사가 먹으라고 한 약을 건네주었다.

준호는 약을 땅에 던져버렸다.

“나 안 먹어!”

은지는 한번 보더니 담담히 말했다.

“응.”

은지는 컵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소파에 가서 앉았다.

그 모습을 본 준호는 깜짝 놀랐다.

“내가 안 먹겠다고 하면 다시 안 줘?”

은지가 되물었다.

“그러면? 네 입이라도 강제로 벌려서 먹여줘? 도련님, 너 이젠 25살이야, 5살이 아니라.”

“너!”

준호는 상처가 난 부분이 더 아파지는 것 같았다. 심장까지 찌릿찌릿 아파졌다.

은지거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본 준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나 과일 먹을래.”

은지는 과일 바구니에서 사과를 꺼내 씻어서 준호에게 건네주었다

“너 껍질도 안 깎아줘?”

“나 깎을 줄 몰라.”

“모른다고? 아버지한테 마사지해줄 때는 왜 모른다고 안 해?”

은지는 준호를 노려보았다.

“네가 사과를 받고 마사지해달라고 하면 나도 너 마사지해줄 수 있어.”

“고은지!”

준호는 이를 갈았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왜 날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데?”

준호의 표정이 좋지 않았고 상처를 받은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

은지는 그런 준호를 보고 창문 밖을 바라봤다.

가을이 되어 날씨가 쌀쌀했고 은지의 목소리도 차가웠다.

“내가 너 이렇게 만든 거 아니야. 네가 네 아버지 못 이길 거 알면서 달려든 거잖아. 네가 방에 쳐들어왔을 때부터 난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네가 지금 생명이 위험하다고 해도 난 여전히 네 아버지 거야. 이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야.”

은지의 말이 끝나자마자 준호가 잡아당기는 바람에 침대에 넘어지고 말았다. 은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눈가가 빨개진 준호의 얼굴이었다.

“네가 아버지 것인 걸 알면서 왜 날 꼬신 거야! 나 갖고 장난치는 게 재밌어?”

은지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갔다.

“난 그냥 매사에 엄마를 위하는 착한 아이가 이런 유혹을 이길 수 있는지 보고 싶었어. 이젠 그 답을 알았고.”

“너!”

준호는 가슴이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비록 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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