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78화 슬픈 멜로디(16)

준호는 자신을 돋구는 은지를 보고 그녀를 죽이고 싶었다.

법을 어기면 안 되기에 준호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절반쯤 닫힌 커튼 뒤로 둘은 신체적인 교류를 진행했다.

준호는 은지를 죽이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힘을 써서 은지를 반쯤 죽여 놓았다.

준호가 간 뒤에 은지는 샤워할 힘도 없었다.

해가 거의 뜰 때, 은지는 힘겹게 벽을 잡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할 때, 은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힘을 조절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아무 조치도 하지 않다니.’

은지가 샤워를 마치고 흐트러진 방을 청소하다가 침대 위의 흔적을 발견했다.

새벽에 곽씨네 도우미들이 일을 시작했을 때, 은지는 위가 불편해서 우유 한 컵 가져오라고 했었다.

어제 도우미가 은지 방에서 난 소리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일찍 은지의 방에 왔다.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본 도우미는 은지를 불렀다.

“사모님?”

은지는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는데, 도우미가 온 것을 보고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 아침에 받은 우유 쏟아버렸어.”

“알겠어요. 제가 시트 바꿀게요.”

정리를 마치고 도우미는 그 시트를 들고 생각에 잠겼다.

‘우유를 쏟았는데, 왜 이렇게 주름이 갔지?’

...

곽씨 집안에서 아침은 항상 8시에 먹었다. 곽도원은 은지가 떠온 죽을 받았다. 이때 준호가 밖에서 들어왔다.

곽도원은 준호가 신옥영에 대해 말하려는 줄 알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준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사과는 하지 않았지만, 고개를 숙인 거나 다름이 없었다.

곽도원은 아들이 준호 하나뿐이다. 신옥영의 엄격한 교육하에 자랐기에 꽤 잘 자라줘 걱정할 일은 없었다.

준호가 화를 내지 않자, 곽도원도 더 이상 꾸짖지 않고 은지에게 말했다.

“오늘 아침 죽 괜찮네. 준호에게도 한 그릇 떠 줘.”

곽도원이 은지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준호가 은지를 너무 막 대하지 않았으면 했다. 곽도원은 이런 일들을 신경 쓸 정력이 없어 은지가 준호에게 잘 보이길 바랐다.

은지는 천천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