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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7화 슬픈 멜로디(15)

은지의 말투가 너무 담담해서 마치 밥을 먹을 건지 물을 마실 건지를 물어보듯 하나도 부끄러움이 없었다.

준호는 대답하지 않고 은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은지가 일어나려고 하는데 준호가 그녀의 어깨를 힘껏 누르고 얼굴을 세게 물었다.

은지는 준호의 과격한 표현을 피하려고 했지만, 준호가 아직 어리고 자신에게 복수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기에 쉽게 놔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거대한 소리와 함께 은지는 화장대의 가장자리에 부딪혔다. 그녀는 너무 아파서 눈을 질끈 감았다.

화장대 위에 놓였던 화장품들이 와르르 쏟아졌지만 그걸 상관할 겨를이 없었다.

준호가 은지의 옷을 벗기려고 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사모님, 뭐가 깨진 건가요? 제가 처리할까요?”

방안에서 ‘사모님’이라는 말을 들은 준호는 눈이 빨개져 은지를 대답하지 못하게 했다. 준호는 은지를 누른 상태로 허리띠를 풀었다.

준호는 도우미를 당장 들여보내 곽씨 집안 전체가 이 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게 만들고 싶었다.

은지가 대답하지 않자, 도우미는 은지가 무슨 일이라도 난 줄 알았다. 은지가 미래의 곽씨 집안 사모님이 될 사람인데, 정말 무슨 일이라도 나면 큰일이 난 것이다.

“사모님?”

도우미가 집사를 불러 방의 열쇠를 갖고 오려고 하던 참에 방에서 은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물건이 떨어진 거야. 너 얼른 가서 자.”

짧은 한마디였지만 은지는 끊어서 말했다. 착각 일수도 있지만 도우미는 평소의 은지와 목소리도 다르고 말투도 다른 것 같았다. 원래는 담담하게 얘기했는데, 아까는 숨이 헐떡이면서 얘기했다.

도우미는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어 다시 물었다.

“뭐가 떨어진 건가요? 제가 수습할까요?”

한참 동안 기다려서야 은지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괜찮아.”

은지가 이렇게 말하자, 도우미도 할 수 없이 돌아가려고 했다. 그래도 걱정이 돼서 이렇게 말했다.

“혹시 파편 같은 거 있을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세요. 내일 제가 와서 청소할게요.”

그러나 이번에는 은지가 대답하지 않았다.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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