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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6화 슬픈 멜로디(14)

은지는 반항하지 않고 조금 더 편한 자세로 바꿨다.

“넌 지금 내가 네 엄마의 위치를 대신해서 화를 내는 거야, 아니면 내가 너랑 잤는데 네 아버지랑 결혼해서 화가 난 거야?”

“뭐가 달라! 결론은 다 똑같잖아!”

“달라.”

은지는 고개를 들어 준호를 바라보았다. 드레스를 입어보는 중이어서 머리가 헝클어진 상태였다. 은지는 준호보다 6살이 많았기에 어린 여자의 수줍음은 없었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더 알고 싶게 했다.

“만약 신옥영을 위해 화를 내는 거라면 네 아버지가 정이 없는 사람임을 슬퍼해야 하는 거고 내가 네 아버지랑 결혼하는 것 때문에 화가 난 거라면.”

사람을 삼킬 듯이 쳐다보고 있는 준호를 보며 은지는 가볍게 웃었다.

“그럼 날 막으면 되지. 그러나 아쉽게도 곽씨 집안에서 네가 권력이 제일 센 게 아니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준호는 전처럼 불이 붙지 않고 은지의 손목을 더 꽉 잡았다.

은지의 말이 맞았다. 곽도원이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고 준호가 뭘 이루어 보자고 남한성에 가서 곽도원의 권력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곽씨 집안을 계승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준호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이 없자, 은지는 준호에게 다가갔다.

“저녁에 너 기다릴게.”

준호가 대답하길 기다리지 않고 은지는 그를 밀어냈다.

“나한테 와서 화를 내도 소용없어. 결혼하는 건 네 아버지의 결정이니까.”

말을 마치자, 문이 열리고 곽도원이 차가운 표정으로 들어왔다.

“준호야, 너 지금 뭐 하는 거니?”

...

서재에서 곽도원은 어두운 표정으로 탁자 뒤 의자에 앉아 있었다. 요즘 두통이 심해져 은지가 마사지를 해주면 좀 낫다고 했다.

곽도원은 미간을 어루만졌다.

“준호야, 나랑 네 엄마 이젠 정말 이혼했다. 그러니 내가 누구랑 만나던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은지는 이젠 네 엄마가 됐으니까 존중해 줘야 해.”

준호는 어이가 없어 곽도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엄마랑 방금 이혼했는데 이렇게 빨리 새 여자랑 결혼해요? 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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