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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5화 슬픈 멜로디(13)

이혼 서류는 이튿날 아침에 신옥영한테로 배달이 되었다. 신옥영이 아무것도 가지지 않을 거라 했지만 곽도원이 정말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한 부부의 정을 제외하고 더 중요한 것은 밖의 사람들이 곽도원을 나쁘게 평가할까 봐 무서웠기 때문이다.

곽도원처럼 지위가 높은 사람은 직접 법원에 갈 필요가 없이 오후에 이혼이 됐다는 서류가 배달왔다.

신옥영은 서류들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준호는 신옥영이 슬플까 봐 불러보았다.

“어머니.”

신옥영이 고개를 들자, 예상 밖으로 눈에 눈물이 고여있지 않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혼하면 이런 서류를 주네?”

준호는 조금 놀랐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렇구나.”

신옥영은 서류를 정리하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결혼할 때랑 많이 바뀌었네.”

준호는 마음이 답답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침묵을 지켰다.

신옥영이 이 아픔을 감당하기 어려울까 봐 준호는 곽씨 저택으로 바로 돌아오지 않고 그녀와 함께 이 낡은 집에서 한 주일을 지냈다.

신옥영의 하루는 곽씨 저택에서랑 다를 바가 없었다. 매일 텔레비전을 보고 보약을 끓이는 일이다.

곽도원과 이별해서 슬퍼하지 않았고 곽도원의 곁에서 떠나 더 아름다워지지 않았다. 모든 것은 다 예전처럼 흘러갔다.

이날 준호가 문 앞의 잡초를 정리하고 울타리를 단단하게 고정했다.

“어머니, 저 오후에 꽃 좀 사다가 심으려고요. 어떤 꽃 심을까요?”

신옥영은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어. 이젠 나이가 들어서 관리 못 해.”

그녀는 준호에게 수건을 건네주었다.

“땀 좀 닦고 들어와서 밥 먹어.”

식탁에 앉아 신옥영은 준호에게 반찬을 집어 주었다.

“준호야, 너 이젠 일주일 집에 안 갔어. 이젠 가야지.”

준호는 화가 났다.

“거긴 제 집이 아니에요. 저 안 가요.”

신옥영은 미소를 지었다.

“아기처럼 떼질 쓰지 말고 얼른 가. 넌 미래에 곽씨 집안의 유산을 계승할 아이야. 그때가 되면 엄마도 좀 누리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피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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