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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4화 슬픈 멜로디(12)

준호는 한숨도 자지 못해 목소리가 쉬어버렸다.

“어머니, 먼저 차에 타세요. 제가 처리할게요.”

신옥영은 웃으며 말했다.

“준호야, 엄마 한평생 나쁜 짓 안 하고 살았는데, 도망갈 필요 없어. 걱정하지 마.”

신옥영은 말하면서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혼할 때 머리 스타일도 바꾸고, 옷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신옥영은 그저 평소처럼 단정하게 입고 눈빛에도 원망하는 기색이 전혀 담겨있지 않았다. 만약 현재 이혼하려는 상태가 아니라면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

신옥영은 아주 평온하게 대답했다.

“저 시집올 때 주신 집이 있어서 거기로 가려고요.”

곽도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옥영아, 내가 말했잖아. 나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뭐 그럴 필요 있나요.”

신옥영은 곽도원을 바라보며 뒤편의 저택도 바라보았다.

“저 이제 28년 동안 곽 사모님으로 지냈는데, 제 남은 인생까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곽도원은 눈썹을 찌푸렸다. 신옥영이 방금 한 말에서 이 결혼생활을 부담으로 느꼈고 둘 사이의 결혼을 부정했으며 곽도원까지 부정했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더 이상 붙잡지 않을게. 이혼 서로 작성해서 준호한테 보낼게.”

“고마워요.”

신옥영은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기색이 없이 곽도원을 먼 사람처럼 대했다.

준호는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고 신옥영은 차에 탔다. 그러고 나서 준호는 운전석에 올라탔다.

차가 멀어지는 모습을 본 곽도원은 신옥영에 대한 기억을 또 떠올렸다.

신옥영이 처음 유산을 한 일이다.

그 여대학생이 전화가 온 전후로 언제 유산했는지 곽도원은 잊어버렸다. 그때 의사가 여자 아기였고 많이 자란 상태라고 얘기했던 것만 기억했다.

그때 신옥영이 아이의 시체를 집으로 데리고 온 것까지 기억했다.

곽도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집사에게 물었다.

“그때 아이의 시체를 어떻게 처리했던가?”

집사는 곽도원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집사는 곽도원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사모님께서는 태어나지 않은 아가씨를 화원에 묻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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