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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1화 슬픈 멜로디(9)

신옥영이 서재에서 나갈 때, 은지를 만났다. 신옥영은 은지가 곽도원을 찾으러 가는 줄 알고 몸을 비켜주면서 말했다.

“저희 얘기 다 끝났으니까 들어가셔도 돼요.”

은지의 시선이 신옥영에게 머물렀다.

“저희 얘기해도 괜찮을까요?”

곽씨 저택은 비교적 낡았기에 얘기할 곳을 찾기 쉬웠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혼에 대한 얘기를 들었는데, 설마 저 때문에 그러신 건가요?”

“아닙니다, 은지 씨.”

신옥영은 웃으며 대답했다. 피부 상태는 관리가 아주 잘 됐지만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 아주 피곤해 보였다.

“그냥 갑자기 이젠 저 자신을 놓아줄 때가 된 거 같아서요. 은지 씨랑은 상관이 없는 일이에요.”

은지는 말하고 싶었다.

“사실 저.”

“어머니!”

준호는 달려와서 신옥영이 무사한 것을 보고 안심했다. 그는 차갑게 은지를 보며 말했다.

“도우미가 네가 우리 엄마 불러냈다고 하던데, 도대체 무슨 속셈이야?”

“준호야.”

신옥영은 그런 준호를 막아서며 가벼운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준호가 성격이 좀 급해서 그래요. 은지 씨가 좀 이해해 줘요.”

신옥영은 준호의 팔을 잡아당겼다.

“나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준호야, 우리 얼른 가자.”

얼마간 걷다가 준호는 고개를 돌려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은지를 보고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어머니는 쟤 안 미워요? 왜 저 여자를 대신해서 말을 해주는 건데요?”

“엄마는 염옥란도 안 미워하는데, 고은지도 미워할 리가 없지. 준호야, 한 사람을 미워하는 건 너무 힘든 일이야. 난 그냥 남은 날들을 편하게 살고 싶어.”

...

신옥영은 자신의 정원으로 돌아가 준호를 돌려보내고 트렁크를 꺼내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신옥영은 곽씨 집안에서 28년을 살아왔기에 정리해야 할 물건이 꽤 많았다. 그러나 그녀는 트렁크 하나로 정리하면 됐다.

신옥영은 그저 어머니께서 챙겨주신 물건만 챙기고 나머지는 하나도 넣지 않았다.

그녀는 도우미를 불러 자신이 입지 않았던 옷들을 도우미들에게 나눠 주라고 하고 입었던 옷들은 기부하는 것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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