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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2화 슬픈 멜로디(10)

아침이 되자, 준호는 집 주변을 돌면서 러닝을 했다. 어릴 때부터 곽도원이 아침에 달리는 것을 엄격하게 요구했었다. 어릴 때 준호는 집이 너무 커서 아무리 달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많이 작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바퀴를 달리는 데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데, 신옥영의 인생 절반을 묶어 버렸다.

준호는 달리면 달릴수록 더 짜증이 났다.

다 달리고 나서 집으로 돌아갈 때, 준호의 티셔츠는 이미 땀으로 흥건해 있었다. 준호가 티셔츠 아랫부분으로 얼굴을 닦자, 딴딴한 근육이 호흡을 따라 움직였다. 준호는 땀을 닦고 고개를 들자마자 문 앞에 어떤 여자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준호는 옷을 내리고 은지를 쳐다보지도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준호는 티셔츠를 벗어 던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단단한 근육으로 어우러진 몸은 뜨거운 물보다 온도가 더욱 높았다.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지는 순간 욕실의 문이 열렸다.

준호는 문 앞에 서 있는 은지를 보고 마음속의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 노즐이 땅에세게 부딪혀,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너 도대체 무슨 짓이야!”

은지는 오늘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곽씨 집안에 들어온 뒤로 계속 원피스만 착용했다. 왜냐하면 곽도원이 그렇게 입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물이 은지의 몸에 튀어 원피스가 젖어 버렸다.

은지는 욕실 안으로 들어가 노즐을 집어 원래 자리에 놓았는데, 옷이 반쯤 젖어 버렸다.

은지는 고개를 들어 준호를 바라보면서 가까이 다가갔다.

“너 아버지가 네 어머니를 실망하게 해서 미워하는 거지? 네 아버지가 날 갖고 싶어하지만 내가 아직 허락 안 했으니까, 네가 내 첫 번째 할래?”

준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은지를 바라보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노즐을 끄지 않아 물이 은지의 옷에 다 튀어 몸에 딱 붙었던 원피스가 물에 젖어 더 붙어버렸다. 증기가 두 사람 사이를 맴돌았다.

준호는 화가 많은 사람이라 은지도 미웠고 곽도원도 미웠다. 그러나 준호는 곽도원의 아들이다. 준호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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