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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2화 줄행랑(끝)

소혜는 고개를 숙여 배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안에 진짜 생명이 있는 거야?”

“그래.”

지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금은 아직 아주 작지만, 점점 자라게 될 거야.”

소혜는 여전히 이 상황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다시 물었다.

“그럼 자라면 어떻게 돼?”

“아들이면 나를 닮을 거고, 딸이면 너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울 거야.”

“남자 아이든 여자 아이든, 내가 정성껏 키울 거야. 처음엔 울기만 하고 잠만 자겠지만, 곧 자라면서 웃기도 하고, 엄마, 아빠라고 부를 거야. 그 아이가 걷기 시작하고 뛰어다닐 때쯤 되면, 세상에 대해 궁금해하며 우리에게 온갖 질문을 하겠지.”

“난 그 아이에게 사랑을 줄 거고,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줄 거야. 언젠가 내가 먼저 떠나게 되더라도, 그 아이가 내 사랑을 가지고 네 곁에 있어줄 거야. 우리 둘이 함께 봤던 풍경을 그 아이와 함께 보길 바라면서...”

지훈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자 소혜는 임신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사라졌다. 그녀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앞부분은 좋았어, 그런데 난 네가 내 곁에 있어줬으면 해. 반드시 나랑 오래오래 함께 살아야 해!”

지훈은 웃으며 소혜의 손을 단단히 잡고 말했다.

“그래, 나도 그렇게 할 거야. 그래서 결정은 내렸어?”

“당연히 가져야지! 이 아이는 우리한테 내려진 축복이잖아!”

지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소혜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그녀의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소혜야, 고마워. 나를 믿어줘서, 그리고 나한테 아버지가 될 기회를 줘서.”

소혜는 조금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그게... 너를 사랑하니까, 아이 하나쯤은 낳아줘야지.”

지훈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뭐라고?”

소혜는 여기저기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으음... 그러니까, 난 너를 많이 사랑해.”

지훈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다시 한번 말해줘.”

“사랑해!”

“한 번 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몇 번이나 말해야 해? 진짜 많이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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