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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6화 슬픈 멜로디(4)

다음날, 준호가 정원에서 태권도를 연습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데, 도우미가 다가와 말했다.

“도련님, 국장님께서 아침 드시러 오시랍니다.”

준호는 수건을 탁자 위에 뿌리면서 대답했다.

“알았어.”

준호가 주방에 도착하자, 곽도원은 중간에 앉아 있었다. 신옥영은 채식만 하므로 아침을 먹으러 오지 않아 평소에 두 부자끼리 먹었었다. 그러나 오늘은 여자가 한 명 늘었다.

은지는 오늘 검은색 긴 원피스를 입고 있어 피부가 더 하얘 보였다. 은지가 식탁 옆에 서서 곽도원의 그릇에 죽을 떠주었는데, 누가 봐도 오래된 부부 같았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선남선녀라고 할 수 있었지만, 곽도원이 준호의 아버지니까 준호는 그렇게 얘기할 수 없었다.

준호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 들어갔다. 곽도원은 팔을 걷으며 어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

“이번에는 어느 정도 있다가 가니?”

“아버지께서 이 여자 언제 내보내면요.”

곽도원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너 사람 존중할 줄 알아야지. 은지 씨 너보다 나이가 많은데, 앞으로 은지 이모라고 불러.”

“은지 이모?”

준호는 이런 상황이 우스웠다. 그는 은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여자 서른하나고 저 스물다섯인데, 이모라고 불러라고요? 말이 안 되 잖아요!”

곽도원은 차가운 눈으로 준호를 바라보았다.

“준호야, 다시 한번 말하는데, 내가 네 아버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넌 끼어들 자격 없다.”

준호가 대들려고 하자 집사가 준호를 막았다.

“도련님, 상처가 아직 낫지 않으셔서 사모님께서 걱정하십니다. 우선 식사부터 하시지요.”

집사는 준호를 보며 대들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집사가 준호를 자신의 손자처럼 키워 왔기에 준호는 집사의 말을 듣기로 했다.

조용히 있던 은지가 준호에게 죽을 떠주었다.

은지가 걸어오면서 조심하지 않아 준호의 무릎을 다쳤는데, 죽을 식탁에 놓을 때, 어젯밤에 맡았던 그 향기가 준호의 코에 또 들어왔다.

준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은지를 바라보았다. 은지의 표정을 보면 일부러 그런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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