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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7화 줄행랑(91)

소혜는 자리에 앉자마자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이 아무 서류도 챙겨오지 않았다는 것을.

“참, 내 서류들은 엄마가 보관하고 있어...”

소혜는 말하다가 멈췄다. 왜냐하면 중요한 사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결혼한다는 사실을 권나라에게 말하는 것을 까먹었다.

몇 분 후, 소혜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상황을 듣고 난 민용준은 흥분을 가라앉히며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아직 사돈을 만나지 않고 혼인신고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내가 예물을 준비할 테니 너희는 먼저 가서 뭐라도 먹어라.”

민용준은 빠르게 자리를 떴고, 지수정은 미소를 띠며 소혜의 손을 잡았다.

“소혜야, 뭐 먹고 싶니?”

“저는 치킨이나 감자튀김 같은 걸 좋아해요. 아, 여기 KFC가 있네요. 우리 그거 먹을까요?”

“그건 좀...”

소혜는 지수정의 어색한 표정을 보고, 재벌가 부인에게 KFC를 먹게 하는 것이 무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럼, 다른 곳으로 갈까요?”

“아니야!”

지수정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침 나도 KFC를 먹어본 지 오래됐으니, 가서 한번 먹어보자.”

그렇게 해서 정교한 정장을 입고, 스카프를 두르고, 보석을 착용한 귀부인은 KFC에 들어섰다.

점심시간이라, 개별 테이블은 다 차 있었고, 바 좌석만 남아 있었다.

지수정은 간신히 자신의 에르메스를 들고 둥그런 의자에 앉았다.

소혜는 보다 못해 말했다.

“이모님,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어떨까요?”

“아니야, 아니야. 난 여기 앉아도 괜찮아. 평소엔 의자에 앉는 것만 익숙했는데, 이렇게 하면... 몸도 좀 단련할 수 있겠지.”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지훈이 식판을 들고 돌아왔다.

지훈은 세 개의 세트 메뉴를 주문했고, 소혜는 하루 종일 움직인 끝에 허기졌는지 맛있게 먹었다. 지훈도 조금씩 먹었지만, 지수정은 달랐다. 몇 번이나 손을 들었지만 햄버거에 손이 닿지 않았다.

소혜는 지수정이 계속 먹지 않는 것을 보고 씹던 걸 멈추고 물었다.

“이모님, 입맛에 안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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