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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0화 줄행랑(94)

혼인신고를 마친 후, 두 집안 어른들은 눈치 있게 자리를 떠나 신혼부부에게 둘만의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지훈과 소혜는 구청 앞에 서 있었다. 방금 인생의 큰일을 마친 두 사람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마치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뭔가가 변한 것 같았다.

몇 분 후, 지훈이 소혜를 바라보며 물었다.

“친구들을 불러서 같이 축하할까?”

소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좀 피곤해.”

“그럼, 축하할 겸 어디 가서 저녁 식사라도 할까?”

“그냥 우리 집으로 가서 축하하는 건 어때?”

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집에 가서 영화 보고, 새우 요리랑 꼬치구이 시켜서 탄산수랑 같이 먹을까?”

“좋아!”

...

저녁노을이 무지개처럼 창문을 통해 비치며 세상을 물들였다.

TV에서는 코미디 영화가 나오고 있었고, 소혜는 바닥에 구르며 웃고 있었다. 탁자 위에는 큰 접시의 새우 요리와 몇 개의 꼬치구이가 있었고, 지훈은 그녀를 위해 라면도 끓여주었다.

소혜는 몇 입 먹은 후, 다시 웃으며 바닥에서 구르곤 했다. 그녀가 웃음을 조금 멈추면, 지훈은 손질해 둔 새우를 그녀에게 먹여주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소혜는 카펫에 누워 네 발을 들고 있었다.

지훈은 탁자를 정리한 후 그녀의 배를 문질러주며 물었다.

“물 좀 마실래?”

“안 마실래, 너무 배불러.”

소혜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지훈을 마치 처음 만난 것처럼 유심히 쳐다보았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 그냥 이 각도에서 봐도 너무 잘생겨서, 진짜 360도 어디에서 봐도 완벽하네!”

지훈은 웃으며 소혜의 얼굴 옆의 카펫을 손으로 짚었다.

“이렇게 보면 어때?”

소혜는 가까워진 그의 얼굴을 보고, 방금 배불리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다시 고파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생겼어, 헤헤.”

지훈은 소혜의 얼굴에 살짝 가다가며 말했다.

“그럼, 이제 여보라고 불러도 될까?”

자신의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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