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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6화 줄행랑(90)

사실 소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마치 억지로 끌려가는 것 같아 도망치고 싶었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소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차가 멈췄다.

“도착했어.”

소혜는 거의 떠밀리듯 구청 안으로 들어섰다. 온 가족이 총출동하는 것이 드문 광경이었던지, 직원은 잠시 망설이며 말했다.

“신랑 신부만 들어가시면 됩니다. 가족분들은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그렇게 해서 지훈은 소혜와 함께 나란히 걸어 들어갔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 아니었기에 안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앞서 있던 부부가 막 일어서던 중이었다.

소혜는 곧 숨이 막힐 것만 같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훈은 갑자기 그녀를 끌어당겨 기둥 뒤로 숨었다.

소혜는 이제 신경이 날카로워져 그의 행동에 대해 물었다.

“왜 그래?”

지훈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혜야, 우리 도망치자.”

소혜는 어리둥절해졌다.

“도망쳐?”

지훈은 복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응, 내가 봤는데 후문이 저쪽에 있어. 부모님한테 들키지 않고 나갈 수 있어.”

소혜는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럼, 혼인신고는 안 하는 거야?”

지훈은 겁에 질려 두리번거리는 소혜의 큰 눈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넌 아직 준비가 안 된 거지?”

“나...”

소혜는 마음속에 갈등이 일어났다. 좋아한다고 생각한 것과 실제로 혼인 신고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그녀는 미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난 널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야. 단지...”

“말하지 않아도 돼. 다 알아.”

지훈은 소혜의 손을 꼭 잡고 손가락을 맞잡았다.

“소혜야, 난 네가 알아줬으면 해. 나는 항상 네 편이야. 상대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 나는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지훈은 잠시 멈추더니,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네가 나를 떠나고 싶어 한다 해도, 나는 네가 가장 빨리 떠날 수 있는 길을 찾아줄 거야.”

소혜는 입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그녀의 뒤통수를 세게 때린 것 같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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