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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4화 줄행랑(88)

소혜는 지훈의 말에 완전히 혼란스러워져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야, 난 너랑 함께 살고 싶어. 물론 내가 돌아온 다음이겠지만.”

소혜가 3년 동안의 이별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자, 지훈은 속이 먹먹해졌다. 하지만 그녀가 어렵사리 말한 좋아한다는 고백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지훈은 그녀의 마음이 또다시 흔들릴까 봐 두려웠다.

깊이 숨을 들이마신 지훈은 결정을 내렸다.

“네가 이미 WM으로 가기로 결심했으니, 나도 국내 업무를 일부 해외로 옮기겠어. 그러면 우리 둘 다 그곳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어.”

“뭐?”

소혜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소혜야, 넌 나랑 같이 살고 싶지 않은 거야?”

“그런 건 아니야. 단지 난 한 달만 가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게 좀 과한 것 같아서.”

“한 달?”

이번엔 지훈이 놀랐다.

“3년이 아니라?”

소혜는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3년? 무슨 3년? 난 한 달만 가. 한 달 후에 돌아올 거야. 그걸 왜 3년이라고 생각했지? 난 이미 올케언니한테도 얘기했어.”

“형수님이...”

지훈은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력하게 말했다.

“형수님이 정말 너를 아끼는구나.”

지훈은 품에 안긴 소혜를 보며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도 아껴 주고.”

소혜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

“형수님이 경성에 돌아왔어? 도윤이도 같이?”

도윤이가 가끔 자신을 귀찮아했지만, 그래도 소혜는 그가 그리웠다.

지훈은 그녀의 말에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래, 모두 돌아왔어. 나랑 같이 가서 볼래?”

“좋아, 좋아.”

순진한 소혜는 그저 도윤이와 시윤을 보러 가는 줄 알고 있었지만, 그가 그녀를 대저택의 대형 거실로 데려갔을 때, 소혜는 놀라서 돌아서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움직이기 전, 지훈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는 어깨를 부드럽게 돌리며 미소를 지었다.

“소혜야, 아직 모두에게 인사도 안 했잖아.”

어쩔 수 없이 소혜는 손을 들고 흔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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