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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2화 줄행랑(86)

소혜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지훈아, 네가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지훈은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싶었지만, 승무원이 그를 가로막았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 항공편은 당신의 것이 아니므로 더 이상 접근하실 수 없습니다.”

같은 시각, 셔틀버스 옆에 있던 직원이 시간을 확인하고 말했다.

“손님, 곧 출발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3분 후에 출발합니다.”

“아, 그러면 저는 먼저...”

“소혜야, 제발, 가지 마.”

지훈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그가 공항의 보안 요원들 앞에서, 그리고 소혜의 뒤에 있던 승객들 앞에서 이렇게까지 간절하게 부탁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평소와 달리 완벽한 외모의 가면을 벗어던진 채로, 그는 속내를 드러내며 간청했다.

소혜는 숨이 막혔다.

“안 돼. 나 이미 계약서에 서명했어. 약속도 했고.”

“그 모든 건 내가 처리할게, 소혜야. 그냥 묻고 싶어, 나를 위해 남아줄 순 없는 거야?”

지훈은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그는 조금 뒤에 서 있었지만, 마음만큼은 이미 그녀에게로 다가가 있었다.

“억지로 결혼하자고 하지 않을게. 그저 네가 남아줬으면 해. 네가 무엇을 하든 간섭하지 않을게. 너 스틱스 좋아하지? 내가 스틱스를 사서 너에게 줄게, 어때?”

차 안에 있던 승객들은 소혜와 동시에 외쳤다.

“뭐라고?”

소혜는 뒤를 돌아봤고, 차창 너머에 있는 승객들이 창문에 바짝 붙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을 보고 순간 당황했다.

“저기, 기사님. 출발할 시간 아닌가요?”

기사는 시계를 보며 대답했다.

“서두르지 마세요. 아직 1분 반 남았어요. 빨리 결정하세요!”

승객들은 계속해서 군것질을 하며 장면을 즐겼다.

소혜는 민망함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지훈아, 그러지 마. 전과 너무 달라서 무서워.”

지훈이 대답할 새도 없이 차 안에서 승객들의 논쟁이 시작되었다.

“저 여자애, 결국 승낙할 거 같지 않아?”

“그럼,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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