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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줄행랑(70)

이튿날.

소혜가 눈을 떴을 때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아니, 어느 의사가 환자랑 자? 거기다가 이렇게 푹 자!’

소혜가 인생을 의심할 때, 지훈이 안방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오고 머리가 헝클어진 소혜와는 달리 지훈은 격식을 갖춰 차려입고 있었다. 아침 햇살 아래에서 지훈은 사람의 기를 삼킨 여우 같았다.

지훈은 가볍게 문을 열고 들오면서 소혜가 깨난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일어났어? 아침밥 침대에서 먹을 거야, 아니면 거실에서 먹을 거야?”

소혜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거실에서 먹을게. 나 먼저 씻고.”

소혜는 허리를 잡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고개를 들자, 거울에 비친 지훈이 그녀를 따라 들어왔다.

“넌 왜 들어오는 거야?”

“치약 짜주려고.”

지훈은 웃으며 소혜의 칫솔에 치약을 짜서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소혜는 칫솔을 받아 쥐었다.

“음, 고마워.”

칫솔을 다 하고 물컵을 들려고 하는데 물컵이 그녀의 손에 들어왔다. 지훈은 여전히 웃으며 소혜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혜는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러나 그녀가 눈을 감고 클렌징폼으로 세수를 하려고 하는데 클렌징폼이 그녀의 손에 자동으로 들어왔다. 소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

“아니, 도련님, 이렇게 하면 나 정말 무서워!”

지훈은 깜짝 놀랐다.

“왜 무서워? 난 그냥 너 도와주려고 하는 건데?”

“나 손, 발 다 있어서 도움 필요 없어!”

지훈은 아쉬워했다.

“그래, 그럼 나 나가서 기다릴게.”

지훈이 나가자, 소혜는 마음을 놓고 얼굴을 씻었다.

소혜가 다 씻고 나가자, 아침 식사가 이미 차려져 있었고 다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어제저녁에 지훈이 사 온 음식도 있었다.

지훈의 생각이 맞았다. 소혜는 지훈이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그녀는 튀긴 고기를 잡고 뜯었다.

“왜 밤 내내 뒀는데 이렇게 바삭하지?”

지훈은 소혜에게 죽을 떠주면서 자연스럽게 말했다.

“어제저녁에 사 온 거 안 바삭해져서 오늘 아침에 다시 가서 사 왔어.”

“응?”

소혜는 이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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