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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화 줄행랑(76)

소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마시기로 했다.

레몬맛이 나는 음료 캔을 따서 마셔보니 꽤 괜찮았다. 스프라이트와 비슷한 맛이지만, 약간 덜 단 느낌이었다. 소혜는 음료를 마시며 방으로 돌아가 오늘 고치려던 오류를 찾기 시작했다.

오류를 찾기 시작하면 소혜는 완전히 몰입해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된다. 마지막 오류를 찾았을 때는 이미 오후 6시였다.

배가 고파져서 방에서 나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이미 지훈이 돌아와 있었다. 그녀가 나온 걸 보고 지훈은 소파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일 끝났어? 음식 방금 배달 왔는데 아직 따뜻해. 더 데워야 할까?”

소혜가 만져보니 딱 먹기 좋은 온도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 중 소혜가 무심코 물었다.

“냉장고에 라벨만 붙은 그 음료수, 네가 산 거야?”

지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

“마셔보니 어땠어?”

“괜찮았어. 맛있더라고. 그런데...”

소혜는 신중하게 말했다.

“이게 혹시 비위생적인 제품 아니야?”

지훈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위생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내가 만들었거든.”

소혜는 깜짝 놀랐다.

“네가 만들었다고?”

“응.”

지훈은 소혜에게 음식을 더 담아주며 말했다.

“집에 탄산수 제조기도 있어. 네가 원하면 더 만들어줄 수 있어.”

지훈의 차분한 목소리를 들으니 소혜는 이상한 죄책감이 들었다.

더 이상 지훈의 호의를 이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 남의 좋은 대접만 받고 있을 수는 없지 않나... 아니, 이건 무슨 금덩이 움켜쥐고도 놓지 않는 것과 같잖아!’

그래서 소혜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말했다.

“사실,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줄 필요 없어. 우리 그냥 동거인일 뿐이잖아, 안 그래? 하하...”

지훈은 잠시 멈추더니, 소혜의 의도를 눈치챈 듯했지만 굳이 대꾸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먹자.”

그렇게 결심한 후 소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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