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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7화 줄행랑(81)

“민지훈에 관한 이야기?”

소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너 혹시 지훈이가 나랑 헤여진 후 너랑 만나기로 했다고 말하려는 거야?”

원래 잔뜩 긴장하고 불안해하던 이시운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아니에요, 소혜 누나. 넷째 도련님은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요.”

“말도 안 돼. 본인이 인정했잖아. 내가 스틱스에서 지훈이가 남자 모델들을 잔뜩 불러놓은 걸 직접 봤어. 분명 내가 부른 사람들보다 더 많았다니까!”

“그건 누나 기분을 풀어주는 법을 배우려고 그런 거였어요.”

“뭐라고?”

이시운의 설명을 듣고 소혜는 비로소 모든 걸 이해했다. 알고 보니 지훈이 스틱스에 간 이유는 큰 충격을 받아 성적 취향이 바뀐 것이 아니라, 소혜가 스틱스에서 훈련이나 하라고 한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소혜는 속으로 자신을 탓했다.

‘입 조심해야 했는데!’

소혜는 이시운에게 고마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 얘기를 해줘서 정말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난 몰랐을 거야.”

“그게 아니라...”

이시운은 소혜를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두 손을 꽉 쥐었다. 이 비밀을 오랫동안 숨겨왔지만, 결국 자신이 이 진실을 말하게 될 줄은 몰랐다. 소혜의 맑은 눈빛 앞에서 그는 잠시 주춤했지만, 곧 다시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사실... 3년 전 그날 밤, 우리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어요.”

이시운의 설명을 다 듣고 난 소혜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잠깐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볼게. 네 말은 그날 밤, 너랑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거지? 너는 단지 내 옷만 전해줬을 뿐이라고?”

이시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그럼 왜 네가 그 일의 당사자라고 한 거야?”

이시운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때 누나가 너무 쉽게 돈을 줬잖아요. 제가 당시 돈이 너무 필요해서, 이대로 받아들이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예요.”

사실 처음엔 진실을 털어놓을 생각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시운의 마음은 그저 잠시 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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