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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줄행랑(63)

소혜는 어릴 적부터 나라를 무서워했다. 진태수는 말로 아이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나라는 손부터 나갔었다.

전에 도준이 소혜가 스틱스에서 자주 부르는 남자 모델의 이름을 채팅방에 보내 나라는 소혜를 쫓아다니며 머리를 스님처럼 깎아 절에 보내려고 했었다.

그런 나라가 집에 왔고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고 느낀 소혜는 겁이 났다.

소혜는 머리를 쥐어 잡으며 창문으로 뛰어내릴지, 옷장에 숨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지훈이 이미 다 씻고 옷도 갈아입은 상태였다.

셔츠에 정장을 차려입은 지훈은 소혜를 침대에서 안아 내렸다.

“얼른 가서 씻어. 나 먼저 가서 어머니랑 얘기 좀 하고 있을게.”

“잠깐만!”

소혜는 지훈을 잡아당겼다.

“우리 엄마 손에 힘이 엄청나게 세! 맞으면 엄청 아프다고! 괜찮겠어?”

문에 귀를 대고 가만히 듣고 있던 나라는 소혜의 말을 듣고 문을 박차고 들어갈 뻔했다.

그러나 곧이어 지훈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야, 어머니 딱 보면 엄청 박식하시고 도리 따지실 거 같아 보이셔. 그리고 어머니 고등학교 선생님이시고 대학 입학시험 최고 득점자도 나왔다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어머니면 자랑스러워해야지.”

지훈은 말하며 조심스럽게 문틈을 바라보았다.

소혜는 지훈이 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라에 대해 더 세게 말했다.

“박식? 날 항상 엄청나게 세게 때렸어! 우리 엄마 날 욕할 때, 그런 나쁜 말을 랩처럼 한다고! 난 너한테 말했어? 나가서 우리 엄마한테 공격당하면 내 탓 아니야!”

소혜가 어떻게 말하던지 지훈은 듣는 척도 하지 않고 그저 소혜의 얼굴에 붙은 먼지를 떼 주었다.

“넌 어머니의 친딸이잖아. 그러니까 너한테 엄격하게 대하시는 건 당연한 거야. 얼른 옷 갈아입어, 조금 있다가 우리 같이 밥 먹자.”

“도련님!”

지훈이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혜는 지훈이 대신 손에 땀이 났다.

지훈이 안방에서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나라는 몰래 엿듣던 행동을 멈추고 벽에 걸린 그림을 보는 척했다. 지훈이 나오자 나라는 기침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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