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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7화 줄행랑(61)

소혜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자, 시운은 얼굴이 창백해져 어쩔 수 없이 그 잔을 손에 들어 한 입에 마셔버렸다.

다 마신 뒤, 시운은 기침을 몇 번 하더니 나간 목소리로 말했다.

“다 마셨으니까 가도 돼요?”

지훈은 다시 술을 따랐다.

“평소에 이렇게 고객을 대하나요? 한 잔만 마시고 가요? 그러니까 업적이 바닥이지.”

술잔이 다시 차서 시운한테 돌아왔다.

“주량이랑 사람 됨됨이는 연습해야 하는 겁니다. 계속 마시세요.”

이렇게 시운이 연속 세 잔을 마시자, 눈앞이 핑핑 돌았다.

“저 진짜 못 마시겠어요.”

지훈이 가볍게 웃었다.

“정말 못 마시겠을 때일수록 더 마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연습하겠어요?”

“저 진짜 안 되겠어요...!”

시운이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을 본 소혜가 기침했다.

“도련님, 오늘은 여기까지 해. 시운이 더 마시면 안 될 거 같아.”

지훈은 네 번째 잔을 시운의 앞에 놓고 웃으며 말했다.

“많이 마시면 좋은 점이 또 있어. 술 마신 뒤에 진실을 얘기하지. 너희 안 지 3년 됐는데 시운 씨가 너한테 숨기고 있는 게 있을 텐데?”

“뭐야?”

소혜는 바로 앉아 있지 못하는 시운을 누르며 물었다.

“시운, 너 나한테 숨기는 거 있어?”

시운은 여전히 눈도 바로 뜨지 못했다.

‘누나한테 숨긴 일.’

시운은 그때의 일이 증거가 없다고 지금까지 소혜를 속이고 있었다.

지훈이 까밝힌다고 해도 시운은 지훈이 일부러 그런다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 옷을 시운이 소혜에게 줬고 3년을 알고 지낸 사람이 시운이니까 말이다. 지훈이 바로 껴든 사람이라고 시운이 잡아떼면 그만이다.

시운은 자신의 혀를 꽉 깨물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그는 소혜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누나, 저 계속 말 못한 일이 있는데, 저 누나 좋아해요.”

이 말을 다 하자마자 시운은 쓰러져 버렸다.

시운의 고백을 들은 지훈은 표정이 일그러져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 도련님, 어디가?”

소혜는 지훈이 급히 나가는 것을 보자 두 종업원에게 팁을 쥐여주고는 시운을 잘 부탁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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