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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3화 줄행랑(57)

눈이 마주치자, 지훈은 소혜를 지그시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또 모든 것을 다 말한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지훈은 다시 발걸음을 뗐다.

“다 듣고 나니까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명목이 되게 가짜 같지?”

소혜가 위로했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지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

“맞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그건 다른 사람들 문제지.”

전에 소혜가 지훈을 좋다고 따라다니거나 빚을 갚는 상황에 있었는데, 처음으로 이렇게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두 사람은 집 부근을 돌다가 도우미가 점심 식사를 가져왔다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고 들어간 소혜는 눈을 의심했다.

깔끔하게 정리된 방에는 새로운 가구가 몇 개 들어와 있었고 낡아서 못 봐주던 소파는 가죽 소파로 바뀌어져 있었으며 쿠션에서는 빛이 났다.

택배 상자를 모아 놓던 테라스에는 흔들의자가 놓여 있었고 안방에는 각종 간식을 놓은 서랍이 있었다. 침대도 새로 교체되어 있었다.

소혜는 예쁜 커튼을 보며 말했다.

“이거 진짜 우리 집 맞아?”

“맞지, 내가 그냥 업그레이드 좀 시킨 것뿐이야. 월세 이외의 감사 선물이랄까?”

“선물?”

소혜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래서 너 이거 나갈 때 안 갖고 나가고 나 준다고?”

“응.”

‘드디어 나도 이런 선물을 받는구나!’

소혜는 너무 기뻐 바보처럼 웃었다.

“받기만 하니까 미안하네. 걱정 마, 내가 꼭 너 치료해 줄게!”

오후에 지훈은 일이 있어서 나가고 소혜가 열심히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요즘처럼 개방적인 시대에 인터넷을 아무리 찾아도 존중해 주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렵게 한 방법을 찾았는데, 그 사람 앞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라는 것이었다.

‘여성의 아름다움이라.’

소혜는 거울을 비춰보면서 섹시한 포즈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자신의 그런 모습을 감당할 수 없었다.

‘난 안 되겠어, 이런 건 전문적인 사람한테 맡겨야지!’

소혜는 새로 개업한 술집에서 지훈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지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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