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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9화 줄행랑(53)

복도에서는 소혜의 화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센서 등이 켜지자, 소혜는 지훈의 슬픈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지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라서 안 되는 거야?”

“응? 뭐가 안 된다는 거야?”

소혜는 갑자기 무엇인가 떠올랐다.

‘설마 내가 지훈을 거절해서 타격을 너무 받아서 남자를 좋아하게 된 거야?’

소혜는 다급히 설명했다.

“그거 아니야! 너 아주 훌륭해!”

그러나 지훈은 여전히 시무룩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늦었으니까, 너희를 방해하지 않을게.”

“너네? 누구?”

소혜는 지훈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지훈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더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에 부딪혔다.

“아! 도련님!”

...

새벽, 처음으로 술에 취해 본 지훈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는 태양혈을 어루만지며 도우미 보고 해장국을 갖고 오라고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때 지훈은 어딘가 잘못됨을 느꼈다.

‘어, 여긴 우리 집이 아닌데? 나 어제 스틱스에 갔었지?’

여기까지 떠오른 지훈은 총알처럼 튀어 올라 옆에 부푼 이불을 보고 소리쳤다.

“누구야!”

소혜는 하품하며 고개를 돌렸다.

“아니, 너 우리 집에 있으면서 내가 누군지 물어본다고?”

소혜인 것을 확인한 지훈은 철렁였던 가슴이 진정되었다. 지훈은 어지러운 방을 둘러보며 말했다.

“나 왜 여기 있어...?”

“너가 왜 여기 있냐고?”

저녁 내내 고생했던 소혜가 대답했다.

“내가 착해서.”

소혜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지훈은 너무 부끄러워 이불을 손에 꽉 쥐었다.

지훈이 다른 말로 자신의 이미지를 살려내려고 하는데 소혜가 그의 어깨를 지면서 진지하게 말했다.

“도련님, 뭐 또 남자를 좋아하고 그래?”

지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설명하려고 했다.

“어제밤에는...!”

“쉿!”

소혜는 손가락으로 지훈의 입을 막으면서 말 안 해도 다 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 알아, 너 같은 도련님은 거절을 당한 적이 없어서 이렇게 거절당하고 나니 충격이 컸던 모양이지?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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